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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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열공(열심히 공부) 모드’에 돌입했다. 다음주부터 주요 계열사별 상반기 사업보고회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보고회를 계기로 LG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13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주요 계열사별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진행한다. 회의는 지난해 총수가 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주재한다. 계열사 CEO들과 사업본부장들은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과 실행 방안에 대해 보고하게 된다. LG그룹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사업보고회’를 개최한다. 상반기에는 주로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고, 하반기에는 그해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다음해 사업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특히 올해 사업보고회는 중요성이 더 크다. 구 회장과 권영수 ㈜LG 부회장 주도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먼저 비주력 사업에 대한 재정비에 들어갔다. LG전자는 연료전지 자회사인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했고, LG화학은 LCD(액정표시장치)용 편광판, 유리기판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낮은 조명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고, LG이노텍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밀도다층기판(HDI)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LG화학이 미국 다우듀폰으로부터 차세대 OLED 소재 사업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장사업, 인공지능(AI), 로봇, 5세대(5G) 이동통신 등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기점으로 ‘한계사업’과 ‘계속사업’에 대한 정리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