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셜 오버롤
유니버셜 오버롤
투박한 면 소재의 일명 ‘건빵바지’로 불리는 카고팬츠, 주머니가 잔뜩 달린 조끼와 형 옷을 걸친 듯한 재킷. ‘워크웨어’가 유행하고 있다. 워크웨어는 1900년대 초 미국과 유럽에서 노동자들이 입던 옷이다. 복고 바람을 타고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한마디로 작업복 스타일이다. 젊은 소비자들은 이를 ‘아메카지룩’으로 부른다. ‘아메리칸 캐주얼’을 일본식으로 줄여 부르는 말이다.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칼하트, A.P.C(아페쎄) 등이 유명한 브랜드다. 미국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 ‘유니버셜 오버롤’은 처음 국내에 진출했다.

실용적인 패션으로도 인기

‘유니버셜 오버롤’은 1924년 미국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면 100%로 제작한 투박한 의류가 주를 이룬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여러 사업장에 작업복, 유니폼을 공급하고 있는 정통 워크웨어 브랜드다. 일할 때 편의를 위해 직업별로 필요한 기능을 옷에 적용한다. 튼튼한 면(테트론 코튼) 소재를 적용한 일자바지, 작업용 가운, 허리까지 오는 쇼트재킷 등이 대표 제품이다. 평상복으로 입기 좋은 면 티셔츠도 인기다. 온라인패션몰 무신사에 처음 입점했다. 이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코넥스솔루션의 강원식 대표는 “워크웨어는 착용감이 편할 뿐 아니라 내구성, 실용성 면에서도 강점이 많다”며 “아메카지룩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에스로우
에스로우
명품 브랜드도 워크웨어 트렌드에 힘을 싣고 있다. 셀린느는 올해 가죽 소재로 점프슈트를 제작했고, 스텔라 매카트니는 데님 점프슈트를 내놨다. 알렉산더왕은 실용적인 카고팬츠를 새틴 등 부드러운 소재로 선보였고, 드리스 반 노튼과 디스퀘어드2 등도 주머니가 달린 카고팬츠를 출시했다.

국내 브랜드도 워크웨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세계톰보이의 남성복 코모도와 온라인 전용 브랜드 엔엔디(N.N.D),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LF의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캐주얼 브랜드 에스로우(S’LOW) 등은 모두 워크웨어 스타일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세계톰보이 관계자는 “헐렁한 청바지와 오버사이즈 워크웨어 재킷, 또는 카고팬츠에 조끼를 입는 등 워크웨어 패션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복고 패션과 캐주얼리즘을 동시에 보여주는 워크웨어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텔라 매카트니
스텔라 매카트니
디스 퀘어드2
디스 퀘어드2
복고패션 대표하는 워크웨어

아메카지룩의 유행은 세계 패션계를 휩쓸고 있는 ‘캐주얼리즘’과 맞물려 있다. 캐주얼한 의류가 패션업계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과거에 유행하던 복고풍 캐주얼도 관심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일본에서는 아메카지룩으로 불리며 1980~1990년대 유행했다. 캐주얼 의류에서도 뭔가 ‘한끗’ 다른 독창성을 추구하는 ‘패피’(패션피플)들이 미국의 워크웨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시 구성했다.

1900년대 초반 미국, 유럽에서 워크웨어는 노동자의 옷, 실용적인 패션으로 널리 퍼졌다. 공구를 여기저기 넣을 수 있는 주머니, 페인트 같은 것이 묻어도 쓱 닦을 수 있는 면 소재, 어디에 부딪혀도 확 찢어지지 않는 도톰한 두께의 캔버스 등은 워크웨어의 필수 항목이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실용성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도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캔버스 소재로 만든 넉넉한 사이즈의 재킷, 카고팬츠, 주머니가 여러 개 달린 조끼, 보일러공이 입던 점프슈트 등이 워크웨어를 대표하는 제품이다.

■아메카지룩

아메리칸 캐주얼을 일본식으로 줄여 부르는 말. 미국의 워크웨어(작업복)가 일본의 복고풍 패션과 만나 캐주얼하게 재해석된 스타일을 아메카지룩이라고 부른다. 주머니가 많이 달린 조끼와 재킷, 카고팬츠(건빵바지), 점프슈트(멜빵 달린 바지), 서스펜더(멜빵) 등이 대표적 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