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레고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레고코리아 제공
방문객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레고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레고코리아 제공
레고코리아가 지난달 1일 내놓은 어벤져스 슈퍼히어로 시리즈는 영화 개봉 후 구하기 힘든 ‘레어템’이 됐다. 영화의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 ‘어벤져스 얼티밋 퀸젯’ ‘어벤져스 연합전투’ 등 5종 가운데 4종이 영화 개봉 이틀 만인 지난달 26일 조기 품절됐다. 평균 10만원 안팎의 고가 제품이지만 어벤져스에 열광하는 어른들까지 완판대열에 합류했다.

5월 어린이날 특수를 맞은 올해 완구시장에선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상품이 대세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마블의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열풍이 캐릭터 상품의 흥행을 이끈다. 어린이 캐릭터 상품의 ‘터줏대감’인 터닝메카드, 또봇, 시크릿쥬쥬 등 업그레이드 모델도 만만찮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빠샤메카드 등 후속작도 인기

‘어벤져스 워머신버스터’
‘어벤져스 워머신버스터’
어벤져스의 인기는 피규어에서부터 사무용 의자까지 폭넓게 번지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이 기획한 한정판 마블 굿즈(기획상품)를 100원에 판매하는 ‘깜짝’ 이벤트. 각각 3명에게 증정하는 ‘아이언맨 마크33 피규어’와 ‘레고 헐크버스터 울트론 에디션’에는 각각 1만8000명,1만7000명이 응모했다.

사무용 가구업체 시디즈는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캐릭터를 등받이에 새긴 사무용 의자를 30% 할인해 선판매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지난달 28일까지 14일 동안 매출만 1억8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실업 ‘마스터 V’
영실업 ‘마스터 V’
수년간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어린이 캐릭터 완구들도 속속 업그레이드 제품을 선보였다. 완구업체 손오공은 최근 3~4년 동안 최고 효자상품인 ‘터닝메카드’의 후속작 ‘빠샤메카드’를 내놨다. 미니카와 카드가 만나면 로봇으로 변신하는 기존 터닝메카드와 달리 미니카의 앞과 뒷부분이 2단 분리 방식으로 변신한다. 빠샤메카드 ‘레전드 에반’은 지난주 홈플러스 남자 어린이 장난감 판매 순위에서 5위에 진입하며 인기몰이에 시동을 걸었다. 영실업의 대표 완구인 변신 합체 로봇 ‘또봇V’는 3단 합체 로봇 ‘마스터V’로 한 단계 진화했다.

여자 어린이들 사이에서 ‘잇템(필수아이템)’으로 꼽히는 ‘시크릿쥬쥬’도 새로운 시즌(별의 여신)에 등장하는 주인공 쥬쥬의 아이템 ‘시크릿쥬쥬 별자리 소환패드’를 내놓았다. 손오공은 60년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바비 인형을 주제로 서울 롯데몰 은평점에서 3~7일 팝업스토어를 열어 주요 제품을 1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삼천리자전거는 어린이의 체형에 맞춰 안전성을 높인 어린이용 자전거에 또봇V, 시크릿 쥬쥬, 아이언맨, 프린세스 등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했다.

어린이 팬심으로 수집 유도

국내 완구업체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변신 로봇 또봇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장난감 시장의 폭발적 수요를 이끌었다. 이듬해 미니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터닝메카드가 방영된 이후 대부분 모델이 장난감 가게에서 조기 품절됐다. 아이들의 극성을 못 이긴 주부들이 인터넷에서 웃돈을 주고 사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TV 방영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완구의 출시 및 판매를 연계하는 마케팅 방식이 주류가 됐다. 완구업계 관계자는 “또봇과 터닝메카드 이후 애니메이션 방송과 완구 출시가 거의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며 “요즘엔 애니메이션 방영이 안 되는 완구는 판매가 거의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한번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시리즈를 통해 또 다른 캐릭터를 어린이들의 수집 리스트에 올렸다. 한발 더 나아가 문구 등 캐릭터 상품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사업은 확장됐다. 어린이들의 유튜브 이용이 늘어나면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베리의 헬로토이’ 등 유튜브 채널은 완구의 흥행공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