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만70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현재 16% 수준인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시장 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려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시스템반도체 신규 일자리 2만7000개 창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이런 내용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한 5대 중점대책’ 브리핑에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는데도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5G(5세대)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롭게 열린 시장을 놓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비메모리 반도체라고도 불리는 시스템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메모리와 달리 정보 처리를 위해 제작된 반도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신기술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산업은 메모리 중심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4.1%에 그쳤다. 중국(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총 1조원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2021년 연세대 및 고려대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한편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전문인력 1만7000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육성책은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 반도체 특성을 고려해 수요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와 파운드리 간 연계를 강화해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에너지, 국방 등 공공분야에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를 추가 발굴해 2400억원 이상의 신시장을 창출하기로 했다. 노후화된 폐쇄회로TV(CCTV)를 시스템 반도체가 장착된 지능형으로 교체해 범죄예방 및 산불감시 등에 활용하는 식이다. 민간분야에서는 자율주행차, 바이오,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기계·로봇 등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수요를 발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반도체 수요·공급기업, 연구기관 등 25개 기관이 모인 ‘얼라이언스 2.0’을 최근 구성했다.

정부는 작년 기준 1.6%에 불과한 국내 팹리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30년 10%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파운드리는 같은 기간 35%로 끌어올려 세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