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B손해보험)
(사진=DB손해보험)
손해보험업계가 보험금 지급 개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손보 빅4' 중 DB손해보험만 지급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손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손보 빅4의 지난해 하반기 장기손해보험금 지급률은 98.4%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보험금 지급률은 전체 청구건수 대비 지급보험금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사별 지급률은 DB손보(98.63%), KB손보(98.58%), 현대해상(98.26%), 삼성화재(98.15%) 순으로 집계됐다.

손보사 대부분의 지급률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반면 DB손보의 지급률은 떨어졌다.

DB손보의 지급률이 0.15%포인트 떨어진 사이 삼성화재는 지급률을 0.5%포인트 올랐고 현대해상과 KB손보의 지급률도 각각 0.29%포인트, 0.1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손보 빅4의 지급평균기간은 1.03일로 전년 동기 대비 0.22일 단축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는 줄었으나 DB손보는 늘었다.

지급평균기간은 현대해상이 0.44일로 가장 짧았다. 이어 DB손보(0.85일), KB손보(1.32일), 삼성화재(1.89일) 순이었다.

삼성화재는 0.49일, KB손보 0.19일, 현대해상 0.15일 단축한 반면 DB손보는 0.32일 증가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지급률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떨어지긴 했으나 타사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지급평균기간의 경우 100만원을 초과하는 고액 실손 청구건 비중이 높다보니 소액 청구건에 비해 지급심사 기간이 오래 소요돼 길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보험금을 약관대로 지급하지 않는 사례들을 적발해 검사, 제재에 나서는 등 소비자보호에 주력하면서 실제 보험금 지급률은 올라가고 보험금을 받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험금 지급률과 지급평균기간만으로 좋은 보험사와 나쁜 보험사를 나누는 기준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보험금 지급 사유가 없는데 청구한 사람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면 그 피해가 선량한 다른 가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당한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지급률, 지급평균기간 통계에 포함된다"며 "지급기간이 늘어났다는 것은 새는 보험금으로 다른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깐깐하게 심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