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미국 인텔에 반도체 기업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긴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위 자리도 내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텔의 1분기 영업이익은 42억달러(약 4조8762억원)다.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 최대치(4조5000억원)보다 많다.
화성사업장서 비전 선포식, 1분기 실적 공시일과 겹쳐정부가 오는 30일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28일 알려졌다.재계 관계자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과 정부 고위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모레(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비메모리 사업 발전 청사진과 정부 지원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앞서 청와대와 정부는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하고 범 정부 차원의 정책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내놨으며, 이 가운데 첫번째로 비메모리 산업 지원책을 내놓는 것이다.이번 행사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선포식과 함께 이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 발표,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에서 생산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출하 기념식 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행사일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 확정치 공시가 있는 날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는 1분기에 반도체 사업에서 4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최근 10분기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정부는 큰 틀에서 비메모리 산업 육성을 위해 업계를 역점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후속 지원정책도 이어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지난 26~27일(현지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 우엘바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2019’. 중국 하이얼이 선보인 세탁기 신제품 ‘듀오’(사진)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아래, 위로 배치해 세탁과 건조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LG전자가 건조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하나로 연결해 쓸 수 있는 ‘트윈워시’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건조기와 드럼세탁기를 일체형으로 만든 제품은 처음이다.이번 행사에서는 ‘중국의 약진’이 돋보였다. 기조연설을 한 기업 네 곳 중 필립스를 뺀 세 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하이얼이었다. 하이얼은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하이얼의 지역별 시장 점유율(순위)은 △중국 22.4%(1위) △아시아 22.3%(1위) △북미 19.9%(2위) △유럽 2.15%(9위)다.하이얼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점유율이 낮은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택했다. 단기간에 기술력과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2016년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1월 후버 등의 브랜드로 익숙한 이탈리아 캔디그룹을 사들였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M&A로 하이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5.4%로, 유럽 시장 점유율은 5.9%로 높아졌다. 냉장고, 세탁기, 냉동고 판매량은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하이얼이 점유율을 높여가는 이유는 데이터를 축적해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해서다. 얀닉 피어링 하이얼 유럽 최고경영자(CEO)는 “하이얼은 중국에만 6500만 명, 캔디그룹은 유럽에 4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IoT 가전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oT 강자’로 꼽히는 캔디그룹은 축적된 데이터를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자사 세탁기 이용자들의 65%가 ‘빠른 세탁 코스’로 세탁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9단계의 ‘빠른 세탁 코스’를 개발했다.값싼 제품으로 글로벌 TV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 TCL은 내년까지 유럽에서 점유율 3위 안에 들겠다고 선언했다. 하이센스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공식 파트너가 돼 유럽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안달루시아=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메모리 '슈퍼호황' 끝났다…반도체 '빅2', 비메모리 전쟁 돌입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미국 인텔에 매출액 1위 자리를 빼앗긴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위까지 내줄 가능성이 커졌다.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2017년부터 비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의 영업이익을 앞질러 '알짜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지켜왔다.28일 인텔이 공식 홈페이지에 최근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같은 161억 달러(약 18조7천억원)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7% 하락한 42억 달러(약 4조9천억원)를 기록했다.인텔의 영업이익 하락에도 '메모리 호황'이 끝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하락폭이 워낙 커서 수익성 부분에서 인텔이 삼성전자를 제친 것으로 보인다.지난 5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이후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 6개를 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1분기 전망치는 매출액 최대 15조9천억원, 영업이익 최대 4조5천억원이었다.지난해 1분기 매출 20조7천800억원, 영업이익 11조5천500억원에 비해 각각 23%, 61% 가량 급감한 수치다.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인텔보다 3조원, 4천억원 가량 밑돌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1분기 영업이익에서 인텔을 제친 뒤로는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그전에는 엎치락뒤치락 자리를 다퉜지만 2017∼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왔다.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에서 인텔에 밀리며 수익성 좋은 '알짜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것이다.앞서 지난해 4분기 인텔은 삼성전자에 내어준 매출액 1위 자리를 7분기 만에 탈환했지만, 영업이익 1위를 탈환하는 데에는 실패했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기존의 원가 경쟁력으로 이겨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불황과 호황의 급격한 부침을 겪는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아 인텔이 삼성에 비해 시황의 영향을 덜 받았을 것이란 분석도 덧붙였다.오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삼성전자는 2조8천억원∼4조2천억원, 인텔은 42억달러(약 4조8천억원) 수준이어서 역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 수요 회복 지표가 나타나고 있어 관련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전망치를 보면 여전히 인텔을 제치기 힘들 것으로 나타났다.인텔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690억 달러(약 80조2천억원), 영업이익 207억달러(약 24조원)로 4년 만의 '역성장'이 예상됐음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웃돌았다.다만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해 상대적으로 가격 안정성이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2030년까지 비메모리 1위로 도약해 인텔을 제치겠다는 목표여서 반도체 '빅2'의 비메모리 전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업계 관계자는 "부침이 심한 메모리 반도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게 비메모리 반도체"라며 "아직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실적은 인텔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양쪽 날개가 모두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밖에 메모리 반도체 또한 수요와 가격 측면에서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 내년께 가파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 5세대 이동통신(5G) 등으로의 산업 변동과 데이터센터 교체주기가 겹치면서 반도체 활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