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쇼크’로 외환 및 채권시장이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2년3개월 만의 최고치로 급등(원화가치 급락)했고 채권 금리는 급락(채권값은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 1160원 돌파…채권금리 급락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원60전 오른 달러당 1160원50전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월 31일(1162원10전)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보다 7원10전 오른 달러당 1158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경제성장률 지표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오전 장중 달러당 1161원40전까지 치솟다가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 충격 여파로 달러화 매수 심리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한때 달러 매수 쏠림 현상이 발생하자 외환 당국은 “비정상적 상황 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 적극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며 구두 개입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팀장은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 비해 그외 국가들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자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요인이 부족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71원 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 1160원 돌파…채권금리 급락
경기 부진 소식에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국고채 금리가 큰 폭 떨어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한때 연 1.7%대를 위협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줄면서 전날보다 0.025%포인트 하락한 1.724%로 마감됐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전날보다 0.033%포인트 내린 1.879%로 장을 마쳤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채권 브로커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연 1.75%) 이하로 내려온 것은 그만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크다는 뜻”이라며 “기관투자가들도 시장 금리의 추가 하락을 예상해 물량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작년 4분기 반짝 성장은 임시직 고용 등 정부의 미봉책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정부가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강화하지 못한다면 올해 1% 성장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호기/김익환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