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 1분기 59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3056억원)와 비교하면 94.4% 급증했다. 2016년 2분기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의 인기와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이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기아차, V자 반등…1분기 영업이익 두 배 뛰었다
기아차는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2조4444억원, 당기순이익 6491억원을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12조5622억원) 대비 0.9% 줄었지만, 영업이익(94.4%)과 순이익(50.3%) 등은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2.4%에서 올 1분기 4.8%로 2.4%포인트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쏘렌토, 카니발 등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주춤하면서 매출은 소폭 줄었다”면서도 “텔루라이드 등 신차 판매가 늘고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이 환입되면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통상임금 환입 규모는 4300억원이었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미지급금 소급 적용 관련 소송(1심)에서 패소한 직후인 2017년 3분기 98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아뒀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통상임금 미지급금 지급 방식에 합의했고, 이번에 충당금 일부가 영업이익 및 영업외이익으로 돌아왔다. 기아차는 2800억원이 영업이익에, 1500억원(지연이자분)이 순이익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우정 재경본부장(전무)은 “1분기에 텔루라이드 외 뚜렷한 신차가 없었는데도 실적이 나쁘지 않았고, 하반기엔 굵직한 신차들이 잇따라 나온다”며 “하반기 성적이 상반기보다 더 좋은 ‘상저하고’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전무는 2022년 영업이익률이 5%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