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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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통상금 소송 합의로 인해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2분기부터는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텔루라이드 효과로 매출 증대와 공장 가동률 회복이 기대된다.

기아차는 25일 올 1분기 매출이 12조4444억원, 영업이익이 59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0.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94.4%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예상치는 매출 12조8952억원, 영업이익 4627억원이었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1분기 글로벌 도매판매가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차 중심으로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통상금 소송 합의로 기존에 쌓아둔 1조원 규모의 충당부채 가운데 일부가 환입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경상이익도 944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3.9% 급증했으며 순이익 역시 6491억원으로 50.3% 증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등 일부 지역의 판매 감소와 레저용 차량(RV) 주력 모델의 노후화에 따라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판매단가 상승과 북미 수익성 개선,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 환입 등에 따른 매출원가 감소로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미 시장에서 텔루라이드 출시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판매 두달 만에 미국 소매판매점에서 약 5080대가 팔려나갔다. 이런 기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기아차의 연간 목표량인 3만8000대를 크게 웃돌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텔루라이드 선전으로 인해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조지아공장 생산량은 싼타페 이관으로 인해 전년 대비 19% 감소한 23만7000만대에 그쳤다. 올해는 텔루라이드 5만대를 포함해 28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텔루라이드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더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신차 출시로 내수 시장 점유율도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는 현대차의 펠리세이드 효과로 부진이 불가피하지만, 오는 7월 모하비 F/L, 8월 SP2 등이 출시되면 현대차로 이탈하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수요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K5와 K7 등 하반기에 신차가 집중 출시될 예정이어서 내수 점유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텔루라이드 호재와 내수 회복 기대감에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베트스투자증권은 최근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4000원에서 5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텔루라이드 출시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돼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정미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내년까지 신차 출시가 집중돼있어 추진력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4만원에서 4만7500원으로 높였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