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사이징'의 마법…작지만 강한 심장으로 달린다
한국GM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늘리는 동시에 나들이에 적합한 세단 모델을 내놓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GM이 최근 공개한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나들이를 자주 다니는 가족을 위한 세단 모델로 꼽힌다. 중형 세단이지만 실내공간은 준대형 세단과 비슷할 정도로 넓다.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했고, 연비는 디젤 세단만큼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더 뉴 말리부는 지난해 11월 처음 공개됐다. 1.35L 직분사 가솔린 E-터보 엔진과 1.6L 디젤 엔진이 주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1.35L 가솔린 E-터보 엔진 모델은 2L 자연흡기 엔진을 쓰는 중형 세단보다 연비나 주행성능에서 앞서간다”며 “이전 모델보다 배기량을 줄였지만 터보차저(자동차의 출력을 높이면서 연비를 개선하는 엔진보조장치)를 활용해 파워와 연비를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개발한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엔진의 군살을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 기술이 접목됐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라이트사이징'의 마법…작지만 강한 심장으로 달린다
복합연비는 L당 14.2㎞다. 역대 국산 가솔린 중형 세단 중 최고 수준이다. 고속연비는 L당 16.2㎞에 달한다. 가격이 저렴한 기본모델로도 뛰어난 효율을 보여 주말 나들이나 장거리 출퇴근에 적합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 강남역에서 용인 에버랜드까지 편도 약 40㎞ 거리를 고속주행으로 운전하면, 말리부 E-터보는 약 3456원(휘발유 L당 1400원 기준)의 연료비가 든다. 4인 가족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말리부에 고속주행 시 효율이 좋은 무단변속기(CVT)가 장착돼 L당 20㎞ 수준의 연비를 달성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배기량이 줄다 보니 세제 혜택도 더 받을 수 있다. 자동차세와 교육세 등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말리부 E-터보 소유주는 연간 24만4062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동급 2L 중형 세단 운전자가 내야 하는 세금(약 52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라이트사이징'의 마법…작지만 강한 심장으로 달린다
친환경 차량에 돌아가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첨단 배출가스 저감 기술을 바탕으로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말리부 E-터보 소유주는 서울시 공영주차장 50% 할인, 지하철 환승주차장 80% 할인, 남산 1호 및 3호 터널 혼잡통행료 50%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전적 혜택만 있는 게 아니다. 성능과 안전 측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회사 관계자는 강조한다. E-터보 엔진은 글로벌 GM 차량 중 처음으로 신형 말리부에 적용됐다. 이 엔진은 GM의 첨단 엔지니어링 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엔진이다.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무게를 줄였고,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을 활용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최소화했다. 성능과 효율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터보 엔진은 1.35L 3기통 터보엔진이라 기존 1.5L 터보엔진과 비교해 배기량과 실린더 하나가 줄었지만, 기존 모델과 동일한 수준의 힘을 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면 연비는 기존 엔진보다 10%가량 향상됐다.

말리부 E-터보에 들어가는 VT40 무단변속기는 뛰어난 동력 전달 성능을 자랑한다. 고부하 영역에서는 변속감을 높이기 위해 새 변속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일반 자동변속기의 변속 느낌과 거의 비슷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말리부는 또 동급 최초로 10개 에어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가 중형 세단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