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시험차 ‘엠빌리’.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시험차 ‘엠빌리’. /현대모비스 제공
자율주행 시험차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 등의 도로 환경에서 자동 가속·정차, 차선 변경, 추월, 나들목(IC)·분기점(JC) 진입과 톨게이트 통과 등 모든 자율주행 시나리오를 검증하고 관련 알고리즘과 하드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제작된 차량이다. 360도를 빠짐없이 감지해야 하는 자율주행 시험차는 20개 이상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을 장착한다. 예를 들어 레이더 5개, 전방 카메라 1개, 라이다 센서 1개, 초음파센서 12개, 서라운드뷰 카메라 4개 등으로 구성하는 식이다.

자율주행 시험차는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기업과 주요 공과대학 등에서 운영하는데 각각 목적에 맞도록 기능이 차별화돼 있다. 첨단 센서들이 얼마나 탑재됐는지에 따라 대당 수억원을 호가한다.

시험차를 구성할 때 완성차 업체는 상용화를 위한 경제성과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편이다.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 회사는 양산 가능성이 높은 센서들의 조합으로 시스템을 구성한다. 특히 차량의 물리적인 제어기술 개발도 집중적으로 병행한다. ICT 전문 기업은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개발과 통신망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과대학 등은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응용 등 특정 선행 기술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2016년 3월과 6월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로는 처음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한국에선 62대의 자율주행 시험차가 운행 중이다. 국내 자율주행 시험차의 누적 주행 거리는 최근까지 71만6000㎞에 달한다. 주행 거리는 앞으로 시험차 확대 운영과 4차 산업 규제 완화에 따라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2016년 고속도로와 국도 등 자율주행 시범 운행 구역을 운영했다. 현재는 이 영역이 도심까지 확대됐다. 서울 여의도와 강변북로 등에서 부분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 가능하고, 판교에서도 완전자율주행 자동차가 일부 구간을 주행 중이다.

규제 완화에 따른 주행거리 확대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필수적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학습시킬 데이터 규모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자율주행 시험차는 대당 한 시간에 4Tb(테라바이트)에 가까운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다섯 시간만 달려도 20Tb, 초고화질 영화 5000여 편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대부분의 자율주행 시험차는 이런 데이터를 트렁크 등 적재 공간의 수십 Tb급 용량을 갖춘 대형 PC 모듈에 저장하고 있다. 이 모듈에 시험 데이터가 축적되면 연구소로 옮긴 뒤 후속 연구에 활용한다.

미래 자율주행·커넥티비티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2016년 현대차의 LF쏘나타 기반의 테스트카에서 시작해 기아차의 K5 기반 시험차 등 현재 10대의 시험차를 운영 중이다. 이 중 두 대는 각각 북미와 독일 유럽연구소에, 두 대는 영상인식 전용으로 고해상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더) 센서를 적용해 활용 중이다.

한편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한 인프라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새롭게 제정된 ‘자율자동차법’에는 자율주행 안전 구간을 확대하는 등 각종 규제 완화와 지원안 등이 담겼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