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환경 및 안전 규제가 발목

고성능을 향한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편에선 이들 고성능차의 배출가스를 억제하는 규제가 쏟아져 고성능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하이빔]스포츠카의 전동화 부추기는 규제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아우디는 최근 고성능 라인업에 전동화 추가 계획을 고려 중이다. 현재 판매 중인 R8을 대체하는 제품에 전동파워트레인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앞서 고성능 버전인 SQ5의 경우 기존 V6 3.0ℓ 엔진은 그대로 유지하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넣었고 S5 역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트림을 추가했다. 상황은 BMW나 메르세데스-벤츠도 마찬가지다. 각각 전기파워트레인을 얹은 i8과 AMG 53 라인업을 선보여 전동화 고성능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고성능의 전동화는 슈퍼카 브랜드라고 예외가 아니다. 페라리 라페라리와 포르쉐 918 스파이더, 맥라렌 P1 등이 대표적이며 2025년 이후로는 대부분의 슈퍼카 회사들이 신차에 전동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예정이다. 기존 내연기관으로는 도저히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할 수 없어서다.
[하이빔]스포츠카의 전동화 부추기는 규제

다행스러운 것은 전동 파워트레인을 활용할 경우 가속력이 기존 내연기관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연기관의 감성을 주되 동력은 전기로 바꾸는 방식이 고려되는 중이다. 이른바 전기차도 속도 경쟁에 얼마든지 나설 수 있다고 보는 셈이다.

그러나 속도 경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규제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유럽연합이 2022년까지 자동 속도 제한 장치를 넣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장치는 자동차가 도로 위 제한속도 표지판을 인식한 뒤 엔진 시스템에 개입해 그 이상 속력을 낼 수 없는 기능이다. 유럽의회는 해당 기능을 의무화하면 도로 위 사상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성능 차를 만들어 기술력을 겨루던 스포츠카 브랜드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서킷 전용 차는 판매에 한계가 있고 더욱이 전기파워트레인 적용으로 소리와 가속감 등 감성적인 부분에서 손해를 보는 가운데 속도까지 제한받으면 고성능차 구입 이유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하이빔]스포츠카의 전동화 부추기는 규제

때문에 인간의 기본 욕망을 억제한다는 부정적인 입장도 적지 않다. 유럽의회는 반발을 우려해 도로 상황에 맞춰 일시적으로 속도 조정이 가능하며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점차 강화되는 각종 규제에 고성능차들의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사실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조사들이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 파업 가능한 한국지엠 R&D, 실제 파업은 글쎄
▶ 현대차, 도넛 탱크 탑재한 쏘나타 LPi 출고
▶ 반격 나선 프랑스 르노…日 닛산車에 '경영통합'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