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가 꽃 됐다"…B급 광고 경쟁하는 생활용품 업계
국내 생활용품 기업인 피죤은 지난달 25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10초 내외의 광고 영상을 올렸다. 피죤의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겨드랑이에서 꽃이 핀다는 내용을 담았다. 엽기적인 광고에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생활용품 기업들이 잊을 만하면 ‘병맛’으로 불리는 B급 광고 동영상을 내놓고 있다.

작년 LG생활건강은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불토에 일시킨 댓가다)’라는 동영상을 내놔 화제가 됐다. 토요일에 친구랑 클럽에 가려고 하는데 급하게 세제광고가 필요하다고, 빨리 만들어달라는 연락을 받고 열받아서 만들었다는 동영상이었다. 욕까지 섞어 광고주 LG생활건강을 비난하던 이 동영상은 “딱 한 장만 넣으면 된다. 엄청난 세척력 100% 녹아 남지 않는다. 얼음물에도 겁나 잘 녹아요. 피지만의 탁월한 세척력으로 섬유 속 피지를 말끔하게 해결하세요”로 끝을 낸다.

생활용품 기업들이 이색적인 광고를 내놓는 것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확실히 각인하기 위해서다. 섬유유연제, 세제 등 생활용품은 ‘반드시 꼭 그 제품을 사야 한다’는 고객 충성도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저관여 상품이다. 관여는 제품을 구매할 때 나타나는 소비자의 흥미 수준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광고업계 사람들의 얘기다.

앞서 나온 P&G의 섬유유연제 ‘다우니 퍼퓸 쥬얼’ 광고도 인기였다. 어느 초등학교 등굣길. 한 소년이 어여쁜 소녀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녀의 이름은 ‘다운이’. “반했니?”라고 묻는 친구의 질문에 소년은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보니 그가 마음을 빼앗긴 것은 소녀가 아니라 소녀의 옷에서 뿜어져 나온 향기. 소년은 ‘다운이’가 아니라 섬유유연제 ‘다우니’를 가까이하게 됐다는 내용으로 3분30초짜리 광고는 끝을 맺는다. 지금까지 누적 조회수 102만 건을 넘어설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가 더욱 늘어나는 만큼 찰나의 순간에라도 소비자 시선이 머물도록 하는 모바일 광고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