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진입 활성화 위해
모바일대출·보험료 비교도 면허
금융당국이 핀테크(금융기술)업체의 시장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최소자본금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소규모 금융라이선스 제도 도입에 나선다. 현행법상 금융회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핀테크업체를 은행과 보험 등 제도권 금융시장에 끌어들이기 위해 관련 인허가 문턱을 대폭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 ‘핀테크 특화 인허가 제도 도입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핀테크기업이 제도권에 진입하기에는 기존 금융업의 장벽이 너무 높다”며 “핀테크업체에 특화한 소규모 금융라이선스 제도가 필요하다”고 용역 발주 배경을 설명했다.

소규모 금융라이선스 제도는 각종 금융업무를 세분화한 뒤 핀테크업체가 필요한 업무만 인허가받아 해당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뜻한다. 관련법에 명시된 업무를 세분화하면 인허가에 필요한 최소자본금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핀테크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현행법상 대부분 핀테크업체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핀테크업체들이 은행법 보험업법 등 금융 관련법에 명시된 최소자본금 요건을 충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핀테크업체들이 금융사가 아니라 비금융사업자로 간주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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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은행법이나 보험업법 등 업종별 관련법에서 허가하는 사업을 하기 위해선 해당 업종 전체에 대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바일대출서비스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은행업 인가를 받아야 한다. 상품별 보험료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보험업법상 계약 인수에 해당해 보험업 면허를 받아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은행업법상 인가를 받은 정식 금융회사다.

문제는 현행 금융 관련법상 인허가를 받기 위한 최소자본금 요건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핀테크 업체가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은행업 허가를 받으려면 1000억원의 최소자본금이 필요하다. 보험업도 300억원 이상의 자본금 요건을 갖춰야 한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제도권 금융시장 진출이 사실상 봉쇄돼 있다는 뜻이다. 핀테크 업체가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되더라도 규제가 면제되는 한시 기간(최장 4년)이 지나면 정식 금융업 라이선스 취득이 어렵다는 것이 금융위원회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소규모 금융라이선스 제도 도입을 통해 핀테크 업체가 필요한 분야만 허가를 받아 사업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번 용역 연구를 통해 최소자본금 요건도 대폭 완화해 진입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로보어드바이저, 소액신용결제 등으로 기존 금융업 분야를 여러 개로 쪼갠 뒤 소규모 라이선스를 위한 세부 유형을 분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테스트 기간도 현행 최장 4년에서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핀테크 업체가 소규모 라이선스를 취득해 금융사로 인정받으면 은행 등 기존 금융사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핀테크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규제를 적극 완화하고 있지만 기존 금융권은 여전히 각종 규제에 묶여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정부는 올 들어 은행만 사용하던 금융결제망과 계좌 관리권한도 핀테크 업체에 개방하는 등 각종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가 역점 추진하는 ‘마이데이터 산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도 사실상 핀테크 업체를 위한 서비스다.

반면 은행에는 여전히 묵직한 족쇄가 달려 있다. 은행법 34조가 대표적이다. 이 조항에 따라 은행은 핀테크 등 비금융회사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은행 관계자는 “소비자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사에도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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