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인상 적용된 상장사 38곳, 관련 비용 4.6조 늘어
작년 상장사 4곳 중 1곳 매출·영업이익 모두 줄어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이 정부가 전망한 규모의 두배가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2018년 기업실적 5가지 특징' 보고서에서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의 법인세 비용 증가 규모가 4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과세표준 3천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면서 해당 구간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높였다.

이 때 정부가 예상한 법인세율 인상 효과는 77개사, 2조1천억원 증가였는데 실제로는 금액이 두배가 넘는다는 것이 한경연의 분석이다.

자료를 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 517개사(비금융) 중 과세표준 3천억원 초과인 38개 기업의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부담 증가액은 4조6천억원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2조2천억원)와 SK하이닉스(8천600억원) 두 회사가 낸 법인세가 3조원 이상이나 됐다.

지난해 기업 이익 확대에 따른 법인세 비용 증가액은 2조9천억원이다.
한경연 "작년 법인세율 인상 부담, 정부 예상치 두배 넘어"
지난해 이들 기업의 법인세 차감전 이익이 96조5천억원으로 13조2천억원(15.8%) 늘었는데 법인세 부담은 25조3천억원으로 7조5천억원(42.5%) 뛰었다.

법인세 부담 증가율이 이익 증가율 보다 훨씬 높고,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법인세로 내게된 셈이라는 것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비상장사 등을 합하면 법인세율 인상에 영향을 받은 기업 숫자와 이와 관련한 법인세 비용 증가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131개사(25.3%)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동시에 쪼그라들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내부 격차가 커졌다.

전체 이익률은 15.5% 뛰었는데 업종 내 기업 절반은 영업이익이 80%나 줄었다.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이 넘는 덩치 큰 기업은 매출액 증가율이 7.8%에서 5.0%로 내려왔고 영업이익은 29.3%에서 -0.1%로 추락했다.

192개사 중 32개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했다.

2년 연속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 적자지속 기업은 35개에서 1년 새 51개로 늘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으로 기업들의 세 부담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실적 지표들은 악화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업종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 세제 혜택 등에 보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