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새벽배송 '로켓 프레시'. 쿠팡은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쿠팡 제공.
쿠팡 새벽배송 '로켓 프레시'. 쿠팡은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쿠팡 제공.
쿠팡이 지난해 1조107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최근 5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약 3조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쿠팡은 "올해도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타깃은 새벽배송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0월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일 자정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집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다가 최근에는 전국으로 서비스 가능 지역을 확대했다.

쿠팡은 현재 무료인 이 서비스를 '아마존 프라임'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프라임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다. 월 회비 12.99달러를 내면 주문한 제품을 이틀 안에 배송해주고, 무료 반품 등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쿠팡도 월 회비를 받는 대신 신선식품은 물론 현재 익일배송(로켓배송) 상품까지 새벽배송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선식품 등을 아침에 소비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새벽배송 시장은 가파르게 크고 있다. 2015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이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으로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새벽배송 스타트업인 '마켓컬리'가 백화점 식품관을 방불케하는 고급 식자재로 인기를 얻으면서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쿠팡이 새벽배송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또 한 번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새벽배송인 '쓱배송 굿모닝'을 시작했고,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부터 백화점 업계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도입했다. CU편의점은 '헬로네이처'를 인수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 GS, 동원도 진출했다. 새벽배송 업체들에 3자물류 서비스만 제공하던 CJ도 오는 7월 뛰어든다.

쿠팡은 최대 강점인 물류 서비스를 바탕으로 새벽배송 시장에서도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의 새벽배송 서비스 가입자수는 160만명 수준으로 이미 마켓컬리(100만명)를 넘어섰다. 하루 평균 배송 건수도 3만건에 달한다. 쿠팡은 회원수 확보를 위해 현재 새벽배송 서비스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용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새벽배송은 기본적으로 신선식품 비중이 높기 때문에 냉장·냉동 배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건비 역시 주간 근무자들에 비해 2~2.5배 높게 책정된다. 새벽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마켓컬리도 매출은 늘고 있지만 2017년까지 누적 적자가 266억원에 달한다.

소비자 마케팅도 치열하다. 마켓컬리와 헬로네이처 등은 회원가입시 일부 상품을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100원을 제외한 제품 값의 나머지는 고스란히 업체가 손실로 떠안는 구조다. 쿠팡도 회원 확보를 위해 일정 기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울며 겨자먹기에도 경쟁사들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가입자수를 늘려놓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새벽배송까지 전국적으로 실시하게 되면 물류에서 만큼은 모든 서비스를 다 제공하게 되는 것"이라면서도 "또 한 번의 출혈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