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올해 최대 화두는 디지털 전환으로 꼽힌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주도하는 ‘테크핀(기술금융)’ 시대에 대응하려면 변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개 은행은 일제히 올해 주요 사업과제에 디지털 전환을 넣었다. 디지털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열고 2025년까지 총 2조원 규모의 디지털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4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대형 플랫폼 업체들이 은행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채용 방식을 디지털 인재 위주로 바꾸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2020년까지 1200명의 디지털 전문 인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키움증권, SK텔레콤과 손잡고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것도 디지털 전환 전략의 하나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 ‘디노랩(디지털 이노베이션 랩)’을 출범하면서 올해 1300억원을 혁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채용부터 디지털 역량을 확인하는 요소를 추가한다.

이원삼 농협은행 IT부문 부행장은 “IT 업체 수준의 디지털 전략이 아니고서는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