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처럼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싶어요.”

얼마 전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보육시설 강남드림빌(옛 강남보육원)에 바디프랜드 임직원들과 함께 선물 한 보따리가 도착했다. 바디프랜드 직원들은 지난해 말 아이들에게 ‘선물로 받고 싶은 것이 뭔지 편지를 써 보라’고 했고 보육원생들은 평소에 갖고 싶었던 장난감, 신발, 책 등을 자유롭게 적었다. 긴가민가하며 선물 목록을 써냈던 아이들은 소원이 실제로 이뤄지자 깜짝 놀라면서 그 어느 때보다 고마워하고 있다고 강남드림빌 측은 소개했다.

2016년부터 이 보육시설을 후원하고 있는 바디프랜드는 얼마 전부터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후원 방식을 바꿨다. 봉사에 참여하는 임직원 사이에서 ‘기왕 도울 거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주자’는 제안이 나왔던 것. 현금이나 현물을 기부하는 데 그치는 일회성 후원 방식에서 탈피해 《키다리 아저씨》 동화책에서처럼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렇게 바디프랜드 임직원들은 아이들이 종이에 적은 품목을 모두 구입해 재방문했다. 또 지난해 사내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자동차도 구입해 기증했다.

키다리 아저씨의 선물은 효과적이었다. 마음의 문을 잘 열지 않던 아이들이 먼저 직원들에게 달려가 안기게 됐다. 보육원 관계자는 “아이들이 평소 내성적이고 의기소침했는데 차츰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보육원 분위기가 밝아졌고 아이들도 이제 원하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 측은 “큰 후원은 아니었지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진솔한 소통 방식으로 사회 여러 곳을 후원하겠다”고 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