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라, 수요확대 위해 광주에 '안착'…"기술개발 인프라 활용"
김성진 광주테크노파크 원장 "산업 거점 되면 기업·인력·자금 흡수"


"지역산업이 삼성과 LG에 휘청이지 않으려면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이 살아야 합니다"
광주 공기(空氣) 산업은 정부가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으로 추진하는 지역활력 회복 프로젝트의 주요 성공 사례로 평가되지만, 지금의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전략적이고 일관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현지 기업들은 입을 모았다.

공기청정기 업체 DK 김두식 이사는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어가전 거점화 추진 전략의 성과를 소개하면서도 "여전히 정부의 도움 없이는 대기업과 경쟁하기 버거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광주 에어가전혁신지원센터의 지원을 받는 센트라 역시 센터의 인프라 활용으로 개발비 절감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경제 길을 묻다] "중소기업은 경제의 허리…혼자서는 한계"

◇ "중소기업 혼자서는 한계…정부·지자체 관심 필요"
삼성전자 1차 협력사인 DK는 2013년 삼성전자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완제품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김두식 이사는 "7∼8년 전 지역기업들이 모여 지자체에 SOS를 쳤다"면서 "이후 지역과 기업이 협업하기도 하고, 지자체는 기업들의 애로사항도 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지자체와 기업의 노력으로 광주시 지역 거점 사업으로 에어가전이 선정됐고, 지난해 12월에는 광주 공기산업이 정부의 '지역 활력 회복 프로젝트'에 선정되는 성과도 있었다.

김 이사는 "작년부터 초·중·고 공기청정기 설치 의무화 얘기가 나왔고, 우리는 이미 벽걸이형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DK 벽걸이형 공기청정기의 1차 모델은 광주 에어가전혁신지원센터의 지원이 큰 몫을 했다.

공기청정기의 핵심 기술인 공기흐름 경로 설계를 센터가 맡았다.

김두식 이사는 "지금은 센터에서 전시를 만들어 수요확대 기회를 주거나, 정책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수요에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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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이사는 "LG와 삼성의 대리점에서도 직접 물건을 가져와 지역기업으로서 지자체 조달 물품 입찰에 참여한다"면서 "중소기업은 브랜드 선호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행사에 참여하거나 노인정 등에 공기청정기를 무상으로 지원하기도 하지만 격차를 극복하기 쉽지는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이사는 구체적으로 "지자체에서 구매하는 물품이 있을 때 지역 제조업체에 100% 우선권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은 경제의 허리"라면서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 때문에 휘청이지 않으려면 허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센트라 "성장 정체 극복하려 광주로…정책으로 수요 만들어 줘야"
연구소기업인 센트라는 광주 전자부품연구원 내 에어가전혁신지원센터에 안착해 기술개발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센트라의 이민상 팀장은 "센추리는 연간 매출이 100억원 조금 안 되는 업계 2위 브랜드인데,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차별성을 찾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센트라는 센터가 이전해준 비접촉생체신호측정모듈 기술을 항온항습기에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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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센터의 지원으로 공기청정기를 포함한 제품에 탑재되는 컨트롤 모듈에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하는 사업도 이달부터 추진한다.

이 팀장은 "개발 사업에 2천만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센터의 사업을 통해 비용을 절반 정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개발 사업이 실질적인 수요확대로 이어지려면 더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팀장은 "공기 질 모니터링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에게 공급하려면 수요가 있어야 한다"면서 "공기측정기 등의 설치를 학교 이외의 다른 시설에도 의무화해 수요를 만들어 주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전국권으로 확대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 팀장은 말했다.

그는 "광주가 좋은 선례를 남기면 타 지역도 정책 추진을 시도하게 된다"며 "'광주에서 이런 정책을 먼저 했는데, 그때 센트라라는 기업이 괜찮았다더라'라는 얘기가 나오면 그때 전국에서 우리 제품을 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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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우선권 제도화 필요…에어가전 산업생태계 조성할 것"
광주테크노파크 김성진 원장 역시 지역 내 수요창출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지역 기관들이 조달 물품 입찰을 받을 때 지역 기업에 우선권을 준다거나, 일정 비율을 할당해 주는 게 제도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화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중소기업체로부터 물품을 선정하면 특혜로 낙인찍힐 수 있어 기관 담당자들이 대기업 제품을 더욱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또한 공기청정기 제조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할 공기실증지원센터를 통해서도 중소기업에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실증센터가 생기면 공기산업 제품들을 모두 비교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중소기업 제품의 품질이 대기업과 차이가 없거나 더 좋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테크노파크는 현재 실증센터 설계를 위한 50억가량의 예산이 이번 추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한국경제 길을 묻다] "중소기업은 경제의 허리…혼자서는 한계"

이를 발판으로 광주에 에어가전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게 광주테크노파크의 목표다.

김 원장은 "평동 단지에 실증센터, 기업지원센터, 공기기술센터 등 3가지를 만들어 선순환 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될 것"이라며 "광주에서는 공기산업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역에 강점이 없는데 무리하게 투자해선 안 된다"면서 "광주는 에어가전 관련 기업이 250여개에 달해 생태계 조성에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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