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한화 등 후보로 거론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그룹 핵심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5,800 +3.94%)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잠재 후보군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와 새로 발행할 신주를 동시에 사들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시장의 매각 기대에 13.05% 오른 주당 443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887억원으로 금호산업 보유 지분(33.49%) 가치는 약 300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구주 가격만 5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IB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 면허와 항공 노선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비율이 815%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대규모 신주 발행이 불가피하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은 약 4000억원이지만 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이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상당 부분을 상환해야 의미있는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유상증자 규모가 최소 5000억원에서 많으면 1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兆) 단위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탄탄한 자금력과 신용도를 갖춘 대기업만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선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돌았던 SK(238,000 +0.21%)와 항공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25,850 -1.15%), 2017년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려다 막판에 포기한 신세계 등이 언급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을 통해 물류사업을 확장하는 CJ와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도 잠재 후보로 꼽힌다.

인수 경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항공업은 부채가 많고 금리·유가·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사업이어서 섣불리 뛰어들기엔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 많은 기업이 인수를 검토하겠지만 끝까지 남을 후보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구주와 신주 비중 등 인수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