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썰쩐]김범수에 달린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시도한다. 카카오페이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재판 건으로 그간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을 미뤄왔다. 재판 결과에 증권업 진출이 달렸다.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 사업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관한 대주주 적격 심사를 신청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가 그간 대주주 적격 심사 신청을 고민한 것은 김범수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다섯개 계열사인 엔플루토 플러스투퍼센트 골프와친구 모두다 디엠티씨 등의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기소돼 공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 측은 2016년 4월 카카오가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모든 계열사를 공시할 의무가 생겼지만, 이들 계열사에 대해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주장한다. 카카오 측은 대기업 집단 자료 제출 시 관련 기준이 변경되면서 담당 실무자가 계열사까지 공시해야 할 의무를 인지하지 못했고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김 의장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경우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근거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 '기업 총수'를 포함했다.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김범수 의장이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벌금형 이상의 처벌 사실이 없어야 한다.

재판에서 혐의가 없다는 게 밝혀지면 큰 무리 없이 바로투자증권 인수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의 다음 재판은 오는 30일에 예정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 사례로 살펴봤을 때 김범수 의장의 재판 결과가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 자본시장과 관계자는 "바로투자증권 인수와 관련된 사항이 이제 막 신청됐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말하기 어렵다"며 "금융감독원과 협의해 카카오페이에 대해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게 되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20조원을 달성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결제, 송금, 멤버십 연결, 바로투자증권 인수 등을 통해 더 나은 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바로투자증권 인수 후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카카오페이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행보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