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형 금리 2년 만에 연 5%대
저금리 구매 혜택 대폭 줄여
다른 완성차 업체 “한 대라도 더 팔아야, 인상 없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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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이달 들어 할부 금리를 최대 연 0.5%포인트 인상했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다. 최근 판매가 정체된 시장과 미국 중앙은행(Fed)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한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등 신차 효과로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가 홀로 수익성 높이기에 본격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일부터 할부 금리를 올렸다. 연 4.5%로 내린 지 꼭 2년 만에 인상이다. 일반적인 원리금 균등 상환 상품인 ‘표준형(일반형)’은 기존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48, 60개월 기준으로 연 5.0% 금리를 적용한다.

차량 구입 초기 월 납입금이 부담돼 일정 기간 이자만 납입하는 ‘거치형(자유형)’과 할부금을 유예했다가 만기시 한꺼번에 상환하는 ‘유예형’, 잔가(유예 금액)를 보장해 주는 ‘잔가보장형’ 등은 연 5.5%에서 0.2%포인트 오른 연 5.7%다.

회사 측은 “시중 금리에 맞춰 이달부터 할부 금리를 인상했다”며 “현대차의 지금 금리는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낮은 편에 속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저금리 구매 혜택도 대거 없앴다. 지난 1월 이전 생산된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LF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 해치백(뒷문이 위로 열리는 5도어 차량) 벨로스터만 연 1.0~1.25%의 금리를 제공한다.
2년 만에 할부 금리 인상을 알린 현대자동차의 공지문 / 사진=현대차 공식 홈페이지

2년 만에 할부 금리 인상을 알린 현대자동차의 공지문 / 사진=현대차 공식 홈페이지

현대차가 ‘저금리 할부’와 결별을 선언,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5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공장을 돌려 적자를 봤다. 1974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4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사업별로 보면 차량 부문 영업이익이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차량 부문 영업이익은 1조622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5% 정도였다. 2016년 영업이익 3조4811억원(73.1%)에서 이듬해 2조5854억원(71.0%) 등으로 뒷걸음치고 있다.

금융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466억원. 이는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39%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7032억원(14.8%)과 7181억원(19.7%) 수준에 불과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을 한 대라도 더 팔아야 한다는 게 지금 분위기”라며 “당분간 할부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금리를 올렸다면 그만큼 판매 실적에 자신이 있다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실제 쌍용차와 한국GM, 르노삼성은 앞다퉈 할부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얼어붙은 구매 심리를 녹이려는 의도다. 소비자는 할부로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연 1.9%~6.9%의 일반형 상품 외에 차량별로 무이자 또는 초장기 할부, 현금 할인 등을 내세우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경차 모닝, 중형 세단 K5, 준대형 세단 K7에 한해 연 0.5% 초저금리 할부를 시행 중이다. 3개 차종은 완전 변경(풀 체인지)과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을 앞두고 있다.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스포티지와 쏘렌토, 미니밴 카니발 등 일부 레저용 차량(RV)은 연 3.0% 특별 할부 금리를 적용 중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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