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뉴트로’ 트렌드가 식품업계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히트 상품이 속속 나오고, 진열대에도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GS수퍼마켓은 조리식품 코너에 내놓은 ‘마리김밥’이 지난해 3월 출시 후 1년 만에 300만여 개가 팔렸다고 9일 밝혔다. 과거 분식집에서 떡볶이 국물에 묻혀 먹던 꼬마김밥에서 착안한 제품이다. 어묵, 제육볶음 등의 재료를 넣고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들었다. 함께 출시한 ‘옛날통닭’도 같은 기간 20억원어치 넘게 팔렸다. 과거 부모님이 저녁에 시장에서 한 마리씩 사오던 통닭이 온 가족을 행복하게 해준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내놓은 상품이다. 달라진 점은 혼자 먹기에 편리한 크기의 닭을 사용했고 가격도 6800원으로 책정해 부담을 줄였다.

GS수퍼마켓은 뉴트로 제품 인기에 따라 관련 메뉴를 늘리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서울 동대문 광장시장의 대표 길거리 먹거리인 김밥을 벤치마킹한 ‘광장김밥’을 출시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잡화점인 ‘삐에로쇼핑’도 뉴트로 열풍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추억의 과자인 아폴로, 쫀드기, 직접 달고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추억의 맛 달고나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도 복고 대열에 합류했다. CU는 1980년대 음료인 ‘따봉’을 본뜬 ‘따봉 제주감귤’, 막대얼음에 과일맛을 넣은 ‘헤이루 아이스께끼’, 양은 도시락을 연상하게 하는 ‘추억의 도시락’ 등을 내놨다. GS25는 1980년대 유행하던 경양식집 돈가스 맛을 느낄 수 있는 ‘왕돈까스 도시락’을 출시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