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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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직장인 대상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판매를 다시 일시 중단한다. 회사는 상품 개편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자산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대규모 유상증자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탓이다.

9일 케이뱅크는 오는 11일부터 직장인 대상 마이너스 통장(한도대출)과 신용대출의 신규 고객 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측은 "대출 신청 프로세스 개선과 타 금융사 대출을 케이뱅크로 갈아탈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하기 위해 리뉴얼 차원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상품 개편 후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나 아직 시기는 미정이다.

케이뱅크는 대출 중단이 상품 개편을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간 실탄 부족을 이유로 대출상품의 중단과 재개를 되풀이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규제로 자본 확충에 난항을 겪었다. 지분 구성이 20개 주주로 쪼개져 있어 유상증자가 쉽지 않았다. 은산분리 규제 하에서는 모든 주주사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는 실권주 발생이 불가피했다.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사정은 녹록지 않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유상증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KT가 담합 협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데다가 최근 황창규 회장이 정치권 인사 등에 고액의 자문료를 주며 로비를 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돼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심사가 중단되면 KT는 증자에 참여할 수 없게 돼 케이뱅크의 자본확충은 어려워진다.

이에 케이뱅크는 오는 25일 예정됐던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연기하기로 했다. 심사 일정을 고려해 유상증자 속도 조절에 나선 셈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성적이 부진하다. 자본금 4775억원,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797억원에 이른다. 카카오뱅크의 자본금(1조3000억원)과 순손실 규모(210억원)와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KT가 이번 심사를 통과하면 케이뱅크는 말 그대로 '퀀텀 점프' 할 수 있지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5920억원의 유상증자도 실시하기 어려워진다"며 "케이뱅크의 적자가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