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마켓컬리 ●미디어커머스 블랭크코퍼레이션 ●패션 큐레이션 무신사

마켓컬리, 신선식품 배송시장 개척
블랭크, 마약베개·악어발팩 '대박'
무신사, 취향저격한 패션 스타일링
국내 유통업계의 판을 흔들고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마켓컬리, 패션 온라인몰 무신사, 미디어커머스 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블랭크) 등이다. 이들 기업은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시도하지 않은 영역에서 새로운 실험을 통해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30대 젊은 창업자가 회사를 이끌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시장에선 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 후보로 꼽는다.
'폭풍성장'하는 유통업계 게임체인저들

유통 상식에 도전

마켓컬리는 지난해 157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2017년(465억원)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 김슬아 대표(36)가 2014년 말 회사를 설립한 지 4년 만에 거둔 성과다.

마켓컬리의 폭발적 성장 뒤에는 상식을 뒤엎은 과감한 시도가 있었다. 마켓컬리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유통업계에선 ‘신선식품만큼은 온라인 쇼핑이 침범하기 힘든 영역’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소비자가 상품을 눈으로 보고 구입하는 대표적 상품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 상식에 도전했다. 그것도 가격대가 높은 유기농 프리미엄 신선식품만 골라 판매했다. 물건이 좋으면 신선식품도 온라인에서 통한다고 판단했다. 눈으로 볼 수 없다는 핸디캡은 ‘스토리 텔링’으로 극복했다. 어디서 생산했는지, 누가 재배했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과도할 만큼’ 친절하게 풀어서 알렸다. 공간 제약이 없는 온라인몰이라 가능했다.

배송도 남달랐다. 밤늦게까지 주문을 접수한 뒤 출근시간 이전인 오전 7시까지 문 앞에 가져다줬다. 배송 혁신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쿠팡의 ‘로켓배송’보다 더 빨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적자가 계속 느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작년 영업손실이 336억원에 달했다. 직접 배송망을 갖추다 보니 물류센터 등 인프라 투자가 많은 탓이다.

소비자 고민 최소화

패션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법인명 그랩)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처음 넘겼다. 매출이 108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상품 거래액은 4000억원을 넘겼다. 무신사는 마켓컬리와 달리 매출 증가보다 수익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69억원에 달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5%에 이른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대부분이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지만 무신사만 다른 성장경로를 밟고 있다.

비결은 판매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큐레이션’에 있다. 무신사는 상품을 두서없이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패션 스타일에 따라 상품을 골라준다. ‘봄맞이 셔츠 스타일링’ ‘운동을 위한 10가지 스포티룩’ 등 패션 잡지처럼 몰을 구성했다. 패션 커뮤니티를 이끈 조만호 대표(37)는 소비자 취향에 철저히 초점을 맞췄다.

실시간 판매 랭킹을 노출시켜 최근 유행하는 패션 상품을 바로 볼 수 있게 한 것도 그렇다. 상품기획자(MD)가 골라 주는 상품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다른 온라인몰과 다르다.

비용은 깐깐하게 통제했다. 다른 온라인몰처럼 적자를 내면서 할인 쿠폰을 뿌리지도 않았고, 배송을 직접 하지도 않는다.

짧은 동영상으로 재미

블랭크는 동영상을 통한 상품 홍보로 ‘대박’을 냈다. 작년 매출은 1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80% 증가한 138억원에 달했다.

남대광 대표(34)가 이끄는 블랭크는 홍보를 주로 소셜미디어와 유튜브를 통해 한다. 홍보 영상이지만 ‘재밌다’는 추천이 이어져 확산되도록 하는 전략이다. 한강에서 머리 감는 동영상으로 호기심을 자극한 뒤 ‘필터 단 샤워기가 한강물을 1급수로 만들어 준다’는 식이다. 대학 시절 페이스북에서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 채널을 운영하는 등 동영상에 특화된 남 대표의 경력이 녹아 있다.

상품은 주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상품화한 것이다. 옆머리가 자꾸 뜨는 남성을 위한 ‘셀프 옆머리 다운펌’, 발 각질을 제거해 주는 ‘악어발팩’, 누우면 바로 잠이 든다는 ‘마약베개’ 등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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