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전년보다 1조1천5억21원 증가…평균 배당성향 43%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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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중은행이 역대 최고급 실적에 힘입어 4조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다.

7일 시중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SC제일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현금배당금 총액은 모두 3조9천27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옛 외환은행과 옛 하나은행 간 합병으로 사업보고서상 비교 가능한 2016∼2018년 중 지난해가 배당금이 가장 많았다.

2016년에는 1조9천36억원, 2017년은 2조7천756억원이었다.

배당금이 많이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실적이 뒷받침돼서다.

6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9조1천87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1천633억원(14.5%) 증가했다.

전년 대비로 배당금이 순이익 증가분에 육박하는 1조1천521억원 늘어나 배당성향은 2017년 34.59%에서 지난해 42.75%로 8.16%포인트나 올랐다.

여기엔 씨티은행의 중간배당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자본 효율화를 위해 8천116억원을 중간배당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기 위해 분모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줄이려는 조치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 비율이다.

지난해 말 씨티은행의 ROE는 4%대로 8∼9%대인 국내 시중은행에 비교해 낮은 편이다.

씨티은행의 중간배당을 제외하면 전체 배당금 총액은 전년 대비로 증가하지만, 배당성향은 33.92%로 전년보다 0.67%포인트 떨어진다.

중간배당 덕분에 씨티은행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303.42%에 달해 전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중간배당을 포함해 순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9천341억원을 배당했기 때문이다.

전년 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은 37.75%였다.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이 50.59%로 뒤를 이었다.

배당성향은 2016년 35.64%, 2017년 37.75%로 상승추세를 보였다.

단, 지난해 순이익 규모가 작아 배당금액 자체는 1천120억원으로 6개 시중은행 중 가장 적었다.

국내 시중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42.51%로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다.

전년보다 3.73%포인트 떨어졌지만 40%대의 고배당을 유지했다.

신한은행이 39.05%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신한은행은 순이익 규모가 커서 배당금 총액은 8천900억원으로 씨티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배당성향의 상승 폭도 7.49%포인트로 씨티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은 배당성향이 29.53%, 우리은행은 21.5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민은행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우리은행은 5.19%포인트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올해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고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해 이익금을 유보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금을 챙기는 주주는 대개 금융지주나 모그룹이다.

국민·신한·하나은행은 금융지주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씨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 99.98%를,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NEA가 100% 보유했다.

결국 배당금이 이들 은행의 주인인 금융지주나 모그룹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는 셈이다.

우리은행만이 주식이 여러 투자자에게 분산돼 있어 '개미투자자'도 배당 혜택을 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