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제2의 스티브 잡스” >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2019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이 4일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10개국 130여 명의 대학(원)생과 행사 관계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 “우리가 제2의 스티브 잡스” >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2019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이 4일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10개국 130여 명의 대학(원)생과 행사 관계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제2의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를 꿈꾸는 아시아 대학(원)생들이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내놓고 경쟁을 벌였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호서대와 창업진흥원, 메리츠종금증권, 송파구청, 대전시, 대전시마케팅공사가 후원한 ‘2019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이 4일 서울 한국경제신문 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한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0개국 130여 명이 18개 팀을 이뤄 참가했다.

대상은 플라스틱병을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필라멘트(단섬유·單纖維)로 재활용하는 기계 및 서비스를 출품한 인도네시아 2팀이 차지했다. 플라스틱의 재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에 정보기술(IT)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 두드러진 현상은 여러 분야를 융복합한 아이디어에 IT를 접목한 것이다. 18개 팀 중 3개 팀을 제외한 참가자들이 환경, 고령화, 공유경제, 자율주행, 네트워크 등 두 개 이상 주제를 결합시켰다.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을 활용한 앱(응용프로그램) 비즈니스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환경 등 사회문제 해결도 창업으로

많은 학생이 환경 고령화 등 사회문제에 주목했다. 국립 충칭대 학생들로 구성된 대만 1팀은 플라스틱이나 종이를 재사용할 수 있는 ‘쓰레기 공유 시스템’을 선보여 최우수상을 받았다. 중국 팀의 ‘휴대용 정수기 컵’은 일회용 생수병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서울대 인천대 등으로 구성된 한국 팀은 미세먼지 문제를 반영한 ‘반려동물용 미세먼지 마스크’를 발표했다. 마스크는 입마개 기능이 있는 데다 필터 교체도 가능하다.

고령화 문제도 신세대 관점으로 접근했다. 대만 2팀의 ‘노인을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노인들의 재능 기부, 식사 친구 찾기 등 메뉴로 구성됐다.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용돈을 송금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지역 상점과 손잡고 광고, 쿠폰 등으로 수익을 낼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1팀의 ‘케어’ 앱은 팔에 착용하는 밴드와 연계된다. 노인의 건강 상태를 가족들에게 실시간 전송하며, 이상 신호가 포착되면 자원봉사자인 노인 돌보미가 찾아간다.

최근 트렌드인 공유경제, 자율주행 아이템도 주목을 끌었다. 스쿠터 공유 서비스(우즈베키스탄 2팀)는 IoT 기술을 접목시킨 자율주행 서비스다. 이용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학생층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싼 옷 공유(필리핀 1팀), 모의고사 시뮬레이션 앱(필리핀 2팀), 심부름 대행 서비스(싱가포르 2팀) 등도 관심을 끌었다.

“실생활 기반의 수익아이템 눈에 띄어”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창업아이템이 늘었다. ‘지역 상점들의 광고로 수익을 내겠다’(싱가포르 1팀), ‘가상으로 옷을 코디한 뒤 클릭하면 구입 가능하다’(몽골 1팀), ‘유료 회원을 위한 깊이 있는 보육 정보를 제공하겠다’(몽골 2팀) 등이 대표적이다.

아시아 내 대학생들의 교류가 늘면서 이들의 현지 정착을 위한 창업 아이템이 등장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유학생과 고용주를 연결하는 앱(베트남 팀), 할랄 채식 등 유학생 식습관을 고려해 메뉴를 골라주는 서비스(우즈베키스탄 1팀) 등이다.

출품작의 수준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국제 대학생 창업 교류전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학생 창업경진대회다.

심사를 맡은 박태제 킥스타트인베스트먼트 이사회 의장은 “광고, 계좌 연결 등 수익을 올릴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사업화 가능성을 높였다”며 “자료 조사가 꼼꼼해지는 등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