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류로 공기흐름 제어…한 사람에게만 신선한 바람 보내죠"
다이슨이 세계 최초로 ‘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한 것은 2009년이었다. 다이슨은 비행기 엔진의 제트 기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 제품에 공기 청정 기능을 덧붙여 ‘선풍기+공기청정기’라는 신개념 가전으로 변신시켰다. 다이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소비자 조사 과정에서 사람마다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개인 맞춤형 공기청정기’ 개발에 나선 것. 개인용 공기청정기 ‘다이슨 퓨어쿨 미’(사진 위)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 제품은 방 안 전체를 정화하는 기존 공기청정기와 달리 사무실 개인 공간이나 침대 옆에 놓고 쓸 수 있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샘 버나드 다이슨 글로벌 카테고리 디렉터(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부 사이도 서로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가 달라 에어컨을 켤 때 ‘리모컨 싸움’을 벌이지 않냐”며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개인별로 원하는 온도가 다르다는 데서 착안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제트기류로 공기흐름 제어…한 사람에게만 신선한 바람 보내죠"
버나드 디렉터는 “단순히 크기를 줄였다는 이유로 ‘개인용 공기청정기’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며 “이 제품은 공기 흐름을 제어해 특정 개인에게 ‘깨끗한’ 공기를 정밀하게 보내준다는 점에서 진정한 개인용 공기청정기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해리어 점프 제트기’의 공기 역학 특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반대 방향에서 깨끗하게 정화된 공기가 뿜어져 나와 볼록한 제품 표면을 따라 흐르도록 설계했고, 가운데 지점에서 만난 두 기류를 사용자가 있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분사하도록 했다.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7년이 걸렸다.

제품 안에 6.3m에 달하는 헤파필터가 들어 있어 꽃가루, 곰팡이 포자, 박테리아 등 0.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초미립자까지 99.95%를 걸러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필터 성능 테스트도 거쳤다. 다만 방 안 전체를 정화하는 제품이 아닌 만큼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수행하는 CA 인증이나 다이슨 자체 공기청정 성능 점검 테스트인 ‘폴라 테스트’는 건너뛰었다.

다이슨은 ‘가전 기업’이 아니라 ‘기술 기업’을 표방한다. 버나드 디렉터는 “다이슨 제품은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라며 “앞으로도 필터, 센서, 공기 흐름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지속해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