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탄발전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봄철 가동 중단’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발전소 위주로 가동을 중단시켜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대책이 의욕만 앞서고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세먼지 '엉뚱한 규제'…오염배출 적은 발전소부터 멈춰
3일 정유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5개사로부터 받은 ‘2016~2018년 발전소 미세먼지 발생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석탄발전소는 삼천포 6호기였다. 이 발전소는 발전량 GWh당 0.367t의 초미세먼지(PM 2.5)를 내뿜었다. 삼천포 5호기(0.362t), 호남 2호기(0.353t), 호남 1호기(0.297t)가 뒤를 이었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이들 발전소부터 가동을 줄여야 정상인데 정부는 엉뚱한 발전소를 규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에 보령 1, 2호기와 삼천포 1, 2호기, 영동 2호기 등 5기를 3~6월에 가동 중단시켰다. 이들 5기의 초미세먼지 발생량은 GWh당 0.098~0.119t에 그쳤다. 삼천포 6호기의 3분의 1~4분의 1 수준이다. 5기 중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삼천포 1호기(0.119t)도 전체 석탄발전소 중에선 배출량이 17위밖에 안 됐다.

정부는 가동 중단 대상을 30년 이상 노후 발전소에서 선정했다. 해당 발전소의 폐쇄 시점도 앞당기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발전소는 설비 개선을 통해 환경성을 강화한 상태다. 30년 이상 된 석탄발전 가운데선 호남 1, 2호기(0.297t, 0.353t)가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가장 많은데 정작 가동 중단 대상에선 제외됐다. 이런 탓에 석탄발전 가동 중단 제도는 작년 지역 미세먼지를 1.1~6.2% 줄이는 데 그쳤다. 정부는 올해엔 보령 1, 2호기와 삼천포 5, 6호기의 가동 중단을 시행 중이다.

정 의원은 “미세먼지 실제 배출량을 토대로 규제해야 하는데 무작정 연식만 보고 억제하다 보니 정책 효과가 떨어진 것”이라며 “대책의 가짓수만 늘릴 게 아니라 한 가지 대책을 펴더라도 정교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