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2년 만에 가입자 1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 5명 가운데 1명이 인터넷전문은행 계좌를 트면서 금융계에 ‘디지털 혁신’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돌 맞은 인터넷銀…'메기' 역할 계속할까
2017년 4월 케이뱅크가 출범하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찍어 올리면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도 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카카오뱅크도 출시 한 달 만에 300만 가입자를 모으며 ‘디지털 금융’ 바람에 가세했다. 지난달 카카오뱅크 고객수는 891만 명, 케이뱅크는 98만 명에 달했다.

이들의 성장은 시중은행을 자극했다. 국민은행은 메신저창으로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 ‘리브똑똑’, 비대면 대출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KB스타 신용대출’ 등 거래 편의성을 개선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그룹 통합 디지털 플랫폼 ‘신한쏠(SOL)’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외부와 디지털금융 협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오픈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7월까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인 ‘원터치개인뱅킹’을 리뉴얼해 우리은행의 비대면 핵심채널로 재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인터넷전문은행 돌풍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자본금 확충이 어려운 데다 모바일 기반 서비스의 특성상 20~40대를 제외한 고객 확보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대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9조825억원에서 지난달 9조6664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자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관문에 KT, 카카오M 등 대주주들이 발목 잡힌 것도 불안 요인이다. 산업자본이 법령을 초과해 은행 지분을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공정거래법·조세범처벌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정부가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나 이들의 자산이 전체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9%에 불과하다”며 “향후 대출 연체관리에 실패한다면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