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 중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가솔린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 중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가솔린 / 사진=르노삼성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경유)차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린 가운데 ‘디젤 게이트(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소비자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디젤’이라는 공식마저 깨지고 있다. 가솔린(휘발유)보다 20%가량 저렴한 경유 가격, 경쾌한 가속력에도 환경 규제까지 강화되는 추세여서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SUV 중 가솔린 모델 비중은 25.5%에 달했다. 2017년 17.8%에서 7.7%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가솔린 차량 비중은 41.5%에서 42.6%로 증가했다.

대부분의 SUV는 디젤 엔진을 쓴다. 큰 몸집(차체) 대비 연료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용이해서다. 디젤 엔진은 실린더 내에 연료를 분사한 뒤 높은 압력을 가해 온도를 상승시킴으로써 폭발을 유도한다. 인공적으로 폭발시키는 가솔린 엔진보다 효율성이 높다.

또 ‘끄는 힘’인 토크가 높아 일상생활에서 주로 쓰는 속도 구간에 적합하다. 그만큼 강한 힘으로 움직일 수 있다. SUV에 주로 탑재되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SUV에 ‘탈(脫) 디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가솔린 SUV는 약 200만원 더 저렴한 판매 가격과 정숙성 등을 앞세워 판매가 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SUV인 QM6 가솔린 모델은 2017년 출시된 뒤 지난달까지 전체 판매량(6만8832대)에 56%(3만8801대)를 채우고 있다. SUV에서 디젤보다 가솔린 판매가 더 많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는 2018년부터 지난 2월까지 11만3167대 팔려 나갔다. 이 가운데 12%(1만4246대)는 가솔린 모델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출시 당시 가솔린 모델을 동시에 선보이면서 시장을 공략했다. 이전 모델의 경우 5년여가 지난 후 뒤늦게 가솔린 모델을 판매했다. 이 밖에 중형 세단 쏘나타, 준대형 세단 그랜저 등에서 디젤 모델을 단종 했다.

디젤차 판매 비중이 줄어드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2015년 아우디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눈속임이 적나라하게 공개됐고, ‘클린 디젤’ 정책은 허구성이 드러났다.

실제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경유차 판매량은 2015년 85만5502대까지 증가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79만7567대, 73만486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시장 점유율은 50%에서 43.0%로 주저 앉았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디젤차는 환경 규제 충족과 성능 개선 등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며 “미세먼지 배출원 논란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인식을 반영한 판매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