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70억 vs 나영석 40억…성과 따라 '연봉' 나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 임원들의 연봉이 평균 5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샐러리맨 연봉킹에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4년 연속 이름을 올렸지만 더블유게임즈의 박신정 창업멤버 겸 부사장이 236억4500만원으로 전체 '연봉왕'을 차지했다. 윤식당·알쓸신잡 등을 연출한 CJ ENM의 나영석 PD는 40억7600만원으로 CJ 그룹 총수보다 많은 연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반도체, 정보기술(IT)업계 경영진의 월급봉투가 가장 두꺼웠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은 지난해 70억3400만원을 받으면서 샐러리맨 연봉킹으로 자존심을 지켰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45억3600만원으로 김현석 CE부문(생활가전) 사장 25억8400만원, 고동진 IM부문(모바일) 사장 30억7000만원보다 많은 액수를 받았다.

SK그룹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연봉도 35억1000만원으로 2년새 16억1700만원(85.4%)이 늘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LG전자의 조성진 부회장도 31억2100만원을 받았다.

IT업계에서는 더블유게임즈의 박신정 창업멤버 겸 부사장이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제외한 급여·상여금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대표가 138억36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IT업계 CEO로 기록됐다. 통신업계에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5억600만원으로 1위에 올랐고, 황창규 KT 회장은 14억4900만원,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6억28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CJ ENM의 나영석 PD. / 사진=한경DB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CJ ENM의 나영석 PD. / 사진=한경DB
CJ ENM의 나영석 PD와 신원호 PD가 급여와 성과급 등을 포함해 각각 40억7600만원과 27억4700만원을 받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이 회사에서 23억2700만원을 받은 걸 감안할 때 이례적인 규모다.

주요 그룹 가운데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95억8300만원,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29억5100만원을 각각 받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78억17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법정구속으로 경영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 급여 일부를 반납한 것이다.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전격 퇴진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퇴직금 411억7100만원을 포함해 총 455억7100만원을 받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에서 107억1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미등기 임원의 평균 연봉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삼성전자 미등기 임원 863명의 평균 연봉은 6억73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SK하이닉스(5억6800만원), SK이노베이션(5억4800만원), 포스코(5억1100만원), 현대모비스(4억8500만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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