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미래 수익성 확보 및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미래 수익성 확보 및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앞으로 5년간 연구개발(R&D)과 미래 기술 확보 등에 4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2년까지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7%, 자기자본이익률(ROE) 9%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 참석해 직접 밝힌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R&D와 경상 투자 등에 30조600억원, 미래 모빌리티(이동 수단)와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에 14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평균 투자액은 9조600억원이다. 지난 5년간 평균 투자액(약 5조7000억원)보다 58.9% 늘어난 규모다. 과감한 투자로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현대자동차, 중·장기 수익성 목표 공개…"경쟁력 회복 기대"
현대차가 영업이익률 등 구체적인 수익성 목표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형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수익성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경쟁력과 수익성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시장친화적인 주주환원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도 내놨다.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성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ROE 목표 달성을 위해 △수익성 개선 △주주환원 제고 △효율적 자본운용 정책 등을 펴기로 했다.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영활동을 전개하고,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통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산 배분 및 자금 조달정책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14조~15조원 수준의 필수 유동성을 지속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재무구조의 안정성 및 합리성 강화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함께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올해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사외이사 선임 방식도 외부 개방형으로 바꿨다. 향후 주주중시 경영을 본격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최은수 사외이사가 뒤를 잇게 해 이사회 중심 경영도 강화했다.

지난해는 1조원어치에 가까운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2004년 이후 14년 만이다.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주주들의 지지와 신뢰 확보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현대차는 2015년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데 이어 2016년에는 기업 지배구조 헌장을 제정했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하겠다는 중장기 배당계획도 내놨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