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전기차 생산 시설로 전환
-새 주인은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엠에스오토텍


지난해 5월 문을 닫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주인이 결정되면서 활용 방안과 공장을 사들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 협력사 군산공장 인수, 현대차도 동의?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새 주인은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인 엠에스오토텍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라북도는 엠에스오토텍이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매각에 대한 주요 거래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에 앞서 엠에스오토텍은 오는 6월28일까지 종속회사인 명신 이름으로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토지와 건물, 생산설비 등을 1,13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고 인수자금은 자체 컨소시엄 외에 해외 투자자 및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명신을 포함한 엠에스오토텍 컨소시엄은 이번 투자로 900여 개의 신규 일자리와 2,000여 명의 간접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에 차체 부품을 납품하는 엠에스오토텍이 군산공장을 인수하는 배경은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엠에스오토텍이 군산공장을 전기차 생산 시설로 바꾸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협력사 군산공장 인수, 현대차도 동의?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은 현대차 납품 의존도가 높은 엠에스오토텍이 군산공장을 인수, 전기 완성차를 제조하는 것에 대한 현대차의 시선이다.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엠에스오토텍은 현대차 1차 협력사로 도어 모듈과 프레임 등 차체 부품을 제작해 납품하고 있다. 연결 매출액은 8,919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274억원, 순이익 50억원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가진 만큼 엠에스오토텍의 군산공장 인수는 현대차 동의 없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게다가 엠에스오토텍은 1차 협력사로서 현대차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 또한 현대기아차 매출 의존도가 높은 곳이 포함된 만큼 향후 현대차가 필요한 완성차를 위탁 생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현대기아차가 엠에스오토텍의 공장 인수를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항후 기아차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동희오토와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엠에스오토텍의 군산공장 인수 과정에서 이들이 가장 민감했던 부분이 현대기아차의 생각이었다"며 "협력사가 다른 회사 완성차를 만들어 해외에 수출을 한다는 것 자체를 현대기아차로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협력사 군산공장 인수, 현대차도 동의?

게다가 엠에스오토텍의 설립자인 이양섭 회장이 현대차 사장을 지냈고, 장남이자 후계자인 이태규 대표 또한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에서 일한 바 있어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또한 정부가 추진 중인 광주형 일자리가 노조 반발로 무산될 수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현대차 국내 공장의 생산 비용이 올라가는 만큼 '위탁 생산'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

이화여대 박재용 연구교수(미래사회공학부)는 "현대기아차의 동의 없이 1차 협력사가 다른 완성차회사 제품을 생산해주는 것이 가능할까를 떠올리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다양한 각도에서 군산공장 인수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엠에스오토텍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초기에는 여러 기업의 전기차를 위탁 생산한 후 안정화에 접어들면 5년 안에 자체 제작차를 만들어 2021년 5만대, 2025년에는 연간 15만대까지 양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완성차업계에선 엠에스오토텍이 자체 브랜드로 완성차를 만들어 판매하기보다 국내 브랜드의 '위탁 생산'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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