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 이어 우버·슬랙…
창업 7~15년 '대어' 줄줄이 대기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경기 둔화 우려에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999년 ‘닷컴 버블’ 이후 가장 활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2위 차량공유 기업인 리프트가 성공적으로 상장한 데 이어 1위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가 이달 IPO에 나서는 등 이른바 ‘대어’들이 줄줄이 IPO를 추진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IPO 시장이 20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美 IPO 20년 만에 큰 장…"닷컴 버블과 차원이 다르다"

리프트는 지난 29일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8.7% 상승해 주당 78.2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상장을 통해 23억4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리프트의 시가총액은 265억달러(약 30조원)로 뛰었다. WSJ는 “리프트의 IPO는 잠재력이 큰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강한 투자 열기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우버뿐만 아니라 사무용 메신저업체 슬랙, 이미지 공유업체 핀터레스트, 식료품 배달업체 포스트메이츠 등의 상장도 탄력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IPO 시장 규모는 1999년 547개 기업이 상장을 통해 조달한 1079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이들 기업이 IPO에 성공하면 5대 대형 기술주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대신 핀터레스트, 우버, 리프트, 팔란티어, 슬랙의 앞글자를 딴 펄프스(PULPS)로 투자 자금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IPO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적자 상태에서 상장하는 기업 비중이 닷컴 버블 이후 가장 높다는 점이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상장한 기술 기업의 80%가 적자 기업이다. 리프트는 지난해에만 9억달러 적자를 냈다. 상장한 역대 기술 기업 중 손실 규모가 가장 크다.

우버도 지난해 1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다우존스 벤처소스에 따르면 미국의 비상장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8곳 중 보안 전문업체 클라우드플레어 한 곳만 흑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WSJ는 “기업들의 업력이 과거에 비해 길다”며 “올해 IPO 시장은 닷컴 버블 때와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상장 기업 중 적자 기업 비율은 비슷하더라도 20년 전처럼 기업들이 줄줄이 폐업하거나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1999~2000년 상장한 856개 기업 중 272개는 5년 내 시가총액이 90% 이상 급락했다. 당시 상장한 회사의 업력은 평균 4~5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상장을 앞둔 기업은 7~15년 전에 설립됐다. 리프트는 2012년 설립된 7년차 기업이고 우버와 슬랙은 10년, 핀터레스트는 11년차 기업이다. WSJ는 투자 대상 기업의 시장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진 만큼 투자자의 판단도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상장 기업의 매출 규모도 과거보다 커졌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회사들이 기업공개를 하는 것도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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