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金 안전자산 필수…사모 재간접 펀드 관심"
“긴축정책을 고수하던 미국 중앙은행(Fed)이 정책 방향을 틀 가능성을 내비치고,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장이 방향성을 잡을 때까지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새는 돈이 없나 살펴봐야 합니다.”

최재영 국민은행 연금사업부장(사진)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와 높은 자산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선 연 4~6%대의 저위험·중수익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다양한 헤지 전략을 활용하는 절대 수익 추구형 펀드와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모 부동산 펀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국민은행의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퇴직연금 부문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최 부장은 안전자산과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대안투자상품을 중심으로 투자포트폴리오를 꾸릴 것을 조언했다. 그는 “국채,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은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기축통화인 달러로 운용되는 금융상품은 Fed의 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종 규제 때문에 보합 또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실물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해 배당으로 연 4~6% 수익을 주는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장은 분산투자 전략을 세운다면 해외 자산시장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외국에 투자할 경우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하는 펀드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 지역 단위 투자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며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장은 자산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일수록 퇴직연금 등 노후자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회사들이 확정기여(DC)형퇴직연금으로 퇴직금 제도를 전환함에 따라 개인이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노후자금이 크게 변동한다”며 “하지만 본인이 어떤 회사 상품에 가입했는지도 모르는 고객이 부지기수”라고 진단했다. 2006년 7568억원이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190조원으로 성장했다. 최 부장은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퇴직연금으로 손실을 보지 않는 첫걸음”이라며 “지난해 9월부터 허용된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을 담으면 퇴직연금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장은 연금 수령기간을 조정해 세테크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퇴직연금은 연금수령액 중 과세 대상 금액에 대해 수령 때 나이에 따라 3.3~5.5%의 원천징수세액을 부담하고, 과세 대상 금액이 연 1200만원을 초과하면 의무적으로 다른 소득과 합산해 신고하는 종합소득 신고 대상이 되는데, 종합소득으로 세금을 부담하면 통상적으로 세금을 추가로 납부하는 경우가 많아 가급적 과세 대상 연금수령액이 연 1200만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연금 수령시기를 분산하거나, 연금 수령기간을 늘려 연간 과세 대상 금액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최 부장은 “퇴직연금은 퇴직 후 일시금으로 받는 것보다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30%를 절세할 수 있다”며 “연금 수령기간을 10년 이상 장기간으로 해 분할 수령하는 것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