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용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 회사 측이 시장신뢰를 회복하면 채권단도 정상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박 회장의 긴급 요청으로 면담했으며,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산은은 보도자료에서 "이 회장은 박 회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용퇴하기로 결정한 내용에 대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형식상 박 회장의 요청에 이 회장이 응한 것이지만, 사실상 주채권은행인 산은의 압박에 박 회장이 자리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산은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을 맺었으며, 다음달 초 MOU가 만료된다.

박 회장은 자신이 물러나는 대신 "아시아나항공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산은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회장은 "대주주와 회사의 시장신뢰 회복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금호 측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마련해 제출해달라"고 강조해다.

산은은 MOU 만료를 앞두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산은은 "실사 결과와 금호 측이 제출할 이행계획을 토대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 조속한 시일 내 MOU 재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 "아시아나항공 시장신뢰 회복하면 정상화 지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