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퇴진한다.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사태에 대해 그룹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했다.박 회장은 전날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KDB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회장에서 물러나기 전 이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박 회장이 대주주로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차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금호산업 등 모든 그룹 직책 내려놔전날 산은 이동걸 회장 만나 아시아나 경영정상화 방안 논의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전격적인 용퇴다.최근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 문제로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것에 책임을 지고 퇴진을 결정했다.금호아시아나그룹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회장이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사퇴한다.이는 박 회장이 현재 가진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는 것이다.특히 박 회장의 퇴진은 전날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 연임안 부결로 경영권에 제한을 받게 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적지 않다.그룹은 박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와 관련해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그룹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모든 직책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했다.아시아나항공은 이달 22일 제출기한을 하루 넘겨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시장 불신을 키웠다.이 여파로 금호산업도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고, 주식시장에서 두 회사의 주식 매매가 22∼25일 정지됐다.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지난 26일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시장 불신을 키웠다.박 회장은 전날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산업은행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그룹은 설명했다.그룹은 박 회장이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기 전 이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설명했다고 했다.그룹은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 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이어 "빠른 시일 내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했다.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대주주로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평소의 지론과 같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26일 '한정'에서 '적정'으로 변경됐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쳤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4.98% 하락한 3천435원에 장을 마쳤다.개장 초에는 17%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거래량은 거래정지 전 마지막 거래일인 21일(52만4천710주)의 약 38배인 1천989만8천388주에 달했다.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 역시 25.91% 떨어진 9천150원에 장을 마감했다.금호산업은 장중 8천86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이는 감사의견 '적정'에도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나 차입금 상환에 대한 시장 우려가 작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신용등급 하향 시 기존 매출채권 유동화 차입금이 일시에 조기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어 문제"라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Hold)에서 '보류'로 변경하고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다만 강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최근까지 자력으로 차입금을 줄여온 점에서 과거 유동성 문제를 겪은 한진해운 등과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21일 아시아나항공에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이 회사 주식에 대해 22일부터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이어 아시아나항공이 22일 오전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감사의견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자 25일까지 거래정지 기간을 연장했다.금호산업도 이 영향으로 '한정' 감사의견을 받아 25일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그 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재감사를 거쳐 26일 장 개장 전 수정된 재무제표와 함께 '적정' 감사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정정 전 수치(887억원)보다 크게 나빠졌다.특히 당기순손실이 1천979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충당금 추가반영 ▲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반영 ▲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을 통해 감사법인의 한정 의견 제시 사유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데 따라 오는 27일 이들 회사를 관리종목에서 해제하기로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