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다음달부터 기존 직급제를 폐지하고 직원 간 호칭을 ‘프로’로 통일한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큰형님’ 격인 삼성생명의 직급 파괴가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로 퍼질지 주목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4월 1일부터 주임, 선임, 책임, 수석의 4단계 직급을 없애고 호칭도 프로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27일 말했다.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는 2017년 삼성카드 이후 두 번째 호칭 통일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현안 설명회에서 기존 직급제 폐지와 호칭 변경 계획을 소개하고 임직원의 의견을 수렴했다. 현행 임원, 파트장, 지점장 등 직책이 있는 자리는 현행대로 부르기로 했다.

연공서열 위주의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유지해 온 삼성생명이 직급 파괴에 나선 건 수평적 조직 개편을 통해 유연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산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직원 간 원활한 소통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경영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