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썰쩐]"하이트진로, 상반기 '어닝쇼크' 주가에 긍정적"
하이트진로의 부진한 올 상반기 실적이 주가에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가격 인상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한 4272억원, 영업이익은 0.3% 감소한 167억원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보다 1분기 실적의 눈높이를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마산공장 공정시설 교체로 인한 원가 부담 지속, 신제품 '테라' 출시에 따른 기존 맥주의 재고조정, 광고판촉비 증가 등이 이유다.

다만 1분기를 비롯한 상반기 실적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어닝쇼크는 주가에 오히려 긍정적인 이슈"라며 "가격 인상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격 인상 기대감은 점증하고 있다. OB맥주가 2년6개월 만에 카스를 포함한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도 가격 인상 카드를 검토할 수 있게 됐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OB맥주가 원부자재 상승, 인건비 부담 가중 등으로 맥주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며 "하이트진로는 통상 1~2개월 시차를 두고 가격을 올렸지만 올해는 신제품을 출시로 시장 안착에 집중, 3분기 맥주가격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맥주와 더불어 소주 출고가 인상과 이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도 유효하다. 소주가격은 1위 사업자인 하이트진로가 쥐고 있다.

홍세종 연구원은 "지속되는 경쟁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소주 가격이 인상되면 하이트진로의 전사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주 과세 기준 개편 논의도 하이트진로에 긍정적이다. 현행 종가세 기준으로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에 광고비 인건비 이윤 등을 모두 합한 금액에 세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알코올 도수에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를 채택하면 국내 맥주 업체들의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종량세가 채택되면 그간 역차별을 받고 있던 국산 맥주의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빠르게 개선될 수익성, 가격 인상 모멘텀(상승 동력) 등을 근거로 하이트진로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렸다. 하나금융투자도 4%에 달하는 시가배당률, 제품 판가 인상 모멘텀 등을 감안해 목표가를 1만9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높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