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브랜드 '바이췌링' 기초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 기록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럭셔리 화장품 시장서 한국과 정면 대결
한국업체, 오프라인 매장확대·전략상품 추가 개발로 맞대응
마리따이쟈 세포라 매대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마리따이쟈 세포라 매대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한국에서 공부 중인 중국인 유학생 쉬양(许扬·24)씨와 관후이민(关会敏·31)씨는 중국 현지 친구들로부터 '비디비치'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한국에 수년간 있던 터라 중국 사정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중국 여성들이 비디비치와 더불어 프랑스 등 해외 고급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중국 화장품을 잘 이용하지는 않지만 전에 비해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어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 SNS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현지 로컬 화장품과 해외 유명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이슈로 고전하는 동안 시장 조사를 철저히 한 것이 조금씩 효과가 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에서 기초 화장품 중 단일 브랜드로는 로컬 브랜드 '바이췌링'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도 '카슬란'과 '마리따이쟈' 등이 점유율 10위 안에 새롭게 진입했다. 기존 로컬 브랜드들은 브랜드 리빌딩에 집중했고 신생 브랜드들은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가속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3년 설립된 중국 로컬 브랜드 '프로야'의 주가는 상장 이후 3.5배 상승했다. 중저가 7개 브랜드를 바탕으로 성장 중인 프로야는 메인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전년대비 60.2% 증가하는 등 오프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확장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이 강세를 보인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하이자화'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상하이자화는 그동안 해외 유명 브랜드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7년부터 CEO 장동방이 취임하면서 연구 개발을 강화했다. 지난해 6월에는 상하이 칭푸구 칭푸산업단지에 6억개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했다.

해외 브랜드의 견제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에스티로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한 40억달러, 8.6% 증가한 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스킨케어 부문 매출액이 16% 성장했고 '라메르(La Mer)'와 같은 초고가 브랜드가 두 자릿수 성장함에 따라 스킨케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한 5억6500만달러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시장에서의 영업이익이 7% 감소했지만 아시아에서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에서의 성과가 에스티로더의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에스티로더는 향후 주력 유통채널로 온라인과 면세점을 꼽으며 내년까지 중국에서만 20개가 넘는 면세점의 출점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세계인터내셔날(184,500 +2.50%)의 중국 전략과 일치한다.

시세이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한 2891억엔, 29.1% 감소한 69억엔을 기록했다. 지역별 매출액은 에스티로더와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에서는 감소했지만 중국에서는 전년대비 33% 늘었다. 시세이도는 올해 마케팅 비용을 전년대비 13% 증가한 360억엔을 책정했고 이 금액의 대부분을 중국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때문에 한국 대기업들은 중국 럭셔리 시장을 지키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159,500 +0.63%) 관계자는 "올해 럭셔리 브랜드(설화수, 헤라)의 경우 마케팅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며 "이니스프리는 중국 3-4선 도시에 더 적극적으로 매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비디비치(VIDIVICI)는 중국 시장을 분석해 현지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전략 상품을 추가 개발 중이며 제품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 품절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원활한 공급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중소업체들의 개발 전략이 동반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콜마(56,800 +1.97%)는 올해 중국 현지에 무석콜마 법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베이징 법인은 2014년부터 중국 로컬 Top 10 업체들과 모두 거래를 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 브랜드들의 품목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1100억원을 예상했다.

코스맥스(100,000 +1.21%)는 올해도 상하이와 광저우의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상하이법인은 기존 파트너사의 새로운 브랜드 론칭, 신규 품목 론칭 등으로 올해 20% 중반 수준의 매출 증가를 예상했다. 또한 SNS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신규 소비자들이 확보되고 있어 포트폴리오 역시 다각화로 진행하고 있다.
중국 '프로야' 인스바하 제품 [사진=프로야]

중국 '프로야' 인스바하 제품 [사진=프로야]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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