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는 새벽배송 시장
‘친환경 로메인 100g’(1550원), ‘닭가슴살 샐러드 160g’(3900원), ‘양송이 크림수프 160g 2개’(3980원).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에서 요즘 잘나가는 ‘새벽배송’ 품목들이다. ‘로켓와우’라는 유료회원(첫 30일간 회비 면제)에 가입하면 무료배송된다. 택배비용을 고려하면 손해보고 파는 품목이 이처럼 수두룩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새벽배송인 로켓프레시는 이달 초 하루 최대인 8만7000여 상자를 배송했다. 최근 한 달간 평균은 7만 개 수준이다. 하루 약 4만 상자를 배송하는 마켓컬리를 훌쩍 넘어섰다. 주문 한 건에 평균 2개의 상자가 배송되는 것을 고려하면 쿠팡은 하루 3만 건 이상, 마켓컬리는 약 2만 건의 주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쿠팡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진입한 지 다섯 달 만에 이 시장 1위 마켓컬리를 제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작년 11월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받은 쿠팡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결과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막강한 배송 인프라와 강력한 회원층을 기반으로 쿠팡이 과감한 투자에 나서면서 새벽배송 시장에서도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롯데슈퍼 GS수퍼 헬로네이처 등도 배송 인프라 확충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배송 플랫폼' 쿠팡…음식배달도 한다

쿠팡이 새벽배송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데는 1000만 명(월 1회 이상 사용자)에 달하는 쿠팡 가입자가 기반이 됐다.

쿠팡은 주문 후 24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으로 지난 5년간 회원 수를 확대해왔다. 매출(약 5조원) 기준 작년 국내 최대 e커머스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쿠팡 하면 로켓배송이 떠오를 정도로 배송으로 소비자에게 각인됐다. 이런 쿠팡이 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프레시’를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졌다.

쿠팡 회원들은 온라인에서 로켓프레시 상품을 평가하며 소통했다. 로켓프레시 인기 상품에는 수천 개의 구매평이 달려 있다. 사용자가 많다 보니 구매평이 많은 것은 당연했다. 마켓컬리도 쿠팡처럼 나름의 ‘팬덤’이 형성돼 있긴 하지만 회원 수는 약 100만 명으로 쿠팡에 비해 훨씬 적다.

대대적인 ‘단기손실’까지 감수한 과감한 마케팅도 컸다.

쿠팡은 작년 10월 새벽배송 로켓프레시를 선보이면서 전면 무료배송을 해줬다. 로켓프레시를 쓰려면 월 2900원의 유료 회원 ‘로켓와우’에 가입해야 하는데, 처음 90일간 회비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90일 만기가 돌아오면 추가로 무료 기간을 연장해줘 사실상 공짜로 풀었다. 지난 18일부터는 회비 면제 기간이 30일로 줄었다. 3만~4만원 이상을 구입해야 무료배송을 해주는 경쟁사를 압도한 것도 이 무료배송이 큰 역할을 했다. 우선 저변을 넓힌 뒤 수익은 나중에 내는 방식을 쓴 것이다. 이렇게 확보한 로켓와우 회원이 최근 170만 명을 넘겼다.

쿠팡은 새벽배송 시장에 이어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이 선점한 음식배달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올 상반기 내놓기로 했다. 음식 배달은 쿠팡의 새벽배송 대부분을 맡고 있는 쿠팡플렉스를 활용한다. 쿠팡플렉스는 쿠팡의 파트타임 일자리다. 자신의 차를 이용해 박스 한 개에 1000~2000원을 받고 배송해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수 쿠팡플렉스가 추가로 일감을 원한다”며 “쿠팡이 배달·배송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 생태계를 형성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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