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미적·주행감각 돋보여
-모빌리티 관점에서 접근한 세단의 근미래 제시

현대자동차가 여덟 번째 쏘나타를 출시했다. 신형 쏘나타는 현대차를 상징하는 주력세단답게 진취적 디자인과 확고한 제품력을 갖춘 게 특징이다. 그러나 쏘나타가 속한 국내 중형 세단시장은 준대형 세단과 SUV에 밀려 점차 위축되고 있다. 결국 8세대 쏘나타는 중형 세단시장 재건이라는 짐을 지고 등장한 셈이다.

쏘나타로선 수요를 다시 불러모을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현대차가 준비한 전략은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다. 쏘나타를 연결성, 자율주행, 공유, 전동화라는 미래이동성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붙인 것. 물론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자동차의 본질도 잊지 않았다.

[시승]정체성의 재정립, 현대차 쏘나타


[시승]정체성의 재정립, 현대차 쏘나타


▲디자인&상품성
새 차의 디자인은 구형에 비해 파격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현대차가 작년 제네바모터쇼에 선보인 르필루즈 컨셉트를 대거 활용했다. 비율, 구조, 스타일링, 기술을 바탕으로한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담은 것.

전면부는 LED로 가득 채운 날카로운 형상의 헤드 램프가 인상적이다. 램프 커버가 펜더와 후드, 범퍼가 이어지는 곡면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는 형태가 오묘하다. 쏘나타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은 후드 크롬몰딩의 일부를 주간주행등으로 설정한 점도 색다르다. 헤드 램프에서 멀어질수록 흐려지는 그라데이션 기법을 적용해 속도감을 살렸다. 육각형 기반의 캐스캐이딩 그릴은 프레임이 따로 없어 더 입체적이다. 범퍼를 가로지르는 크롬은 그릴을 조이는 듯한 긴장감을 준다.

[시승]정체성의 재정립, 현대차 쏘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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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은 유연한 실루엣과 전반적인 선을 정교하게 깎아 쿠페 이미지가 짙다. 앞펜더에서 시작하는 캐릭터 라인은 혜성의 꼬리처럼 흘러 테일 램프에 이른다. 멀리서 보면 헤드 램프가 만든 선이 펜더의 볼륨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생성하는 모양이다. 도어 아래를 가르는 선은 B필러에서 끊겼다 다시 생겨난다. 역시 몇 발짝 뒤에서 보면 차체를 가르는 하나의 선으로 이뤄진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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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부는 캐릭터 라인을 따라 생긴 테일 램프를 날카롭게 빚어낸다. 차 이름은 중앙에 배치했다. 최근의 현대차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ㄷ'자 형태의 테일 램프는 LED를 활용해 아래쪽을 길게 이어붙여 넓은 차폭을 강조했다. 전면부 크롬 몰딩과 비슷한 역할이다. 과감하게 솟아오른 트렁크 리드는 입체적이다. 테일 램프 위의 작은 돌기들은 풍절음을 줄인다. 범퍼 아래는 굵직한 선이 번호판과 리플렉터를 감싸며 개성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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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평범한 분위기여서 극적이고 긴장감 높은 외관과 대조를 이룬다. 대시보드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는 가로로 길게 처리해 공간감을 살렸다. 운전자의 손길이 가장 많이 닿는 스티어링 휠은 4개의 스포크를 리본 모양으로 묶었다. 최근 프리미엄 세단에서 볼 수 있는 형태다. 계기판은 12.3인치 모니터로 대체했다. 해상도가 높고 주행모드에 따라 다양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엔진회전수는 반시계 방향으로 표시해 애스턴마틴 느낌도 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속도,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여러 정보를 표시한다.

감성품질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램프 레버, 와이퍼 레버, 에어컨 다이얼 등 손으로 돌려 조작하는 부품은 기하학적인 패턴을 넣어 빛이 반사되는 형태와 촉감을 차별화했다. 시트는 나파가죽을 활용해 착좌감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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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팅 기법으로 솟은 10.25인치 터치스크린은 현대·기아차의 대세로 떠오른 품목이다.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은 물론 다양한 연결성과 편의성을 담고 있다. 송풍구는 얇고 좁아 보이지만 기능엔 지장이 없다. 오히려 그 비례감이 담백한 대시보드 디자인에 힘을 실어준다. 공조 제어 패널은 직관적이고 만지기 편하지만 각도가 천장으로 치우친 느낌이다.

주차, 후진, 전진 등의 변속은 버튼으로 이뤄진다. 첨단 분위기를 내지만 레버가 익숙한 운전자에겐 오른손이 허전할 수 있다. 윈드실드 상단엔 블랙박스 기능을 하는 빌트인 캠과 하이패스 하드웨어를 통합 설치했다. 덕분에 룸미러와 그 주변이 깔끔하다.

현대차가 강조한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를 표현하는 기능은 곳곳에 숨어 있다. 운전자에 따라 좌석 위치, 아웃사이드 미러 각도, 인포테인먼트 등의 설정을 맞춰주는 개인화 프로필과, NFC를 활용해 차를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키, 스마트 키로 차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카카오 i 음성인식 비서 등이 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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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공간은 차체를 30㎜ 낮춰 손해볼 법도 하지만 휠베이스가 35㎜ 늘어나 널찍하다. 레그룸이 늘어난 만큼 시트 위치를 낮게 설정해 헤드룸을 확보한 덕분이다. 트렁크는 향후 상품성 개선을 염두에 둬 전동식 개폐 기능을 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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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엔진은 간접연료분사방식 기반의 스마트 스트림을 적용한 2.0ℓ 가솔린을 얹었다. 최고 160마력, 최대 20.0㎏·m의 성능을 낸다. 효율을 강조한 탓에 폭발적이진 않다. 그러나 일상 주행에 충분할 정도로 출력을 뽑아낸다. 변속기는 직결감을 높인 6단 자동을 조합했다. 무리하지 않는 한 충격없이 깔끔하게 기어를 바꾼다. 수동 모드를 원한다면 패들 시프트를 쓰면 된다. 연료효율은 ℓ당 13.3㎞(복합)를 확보했다.

[시승]정체성의 재정립, 현대차 쏘나타


주행중 돋보였던 부분은 가볍고 견고한 새 플랫폼 기반의 섀시다. 일반적인 패밀리 세단보다 역동성에 초점을 둬 운전재미가 뛰어나다. 특히 선회감각은 제법 예리해 외모와 조화를 이룬다. 뒷바퀴가 따라오는 자연스러움도 수준급이다. 역동적인 몸놀림의 비결은 타이어에도 있었다. 피렐리 P-제로 타이어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차체를 돌려도 어지간해선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오히려 더 스포츠카같이 타보라는 듯한 눈치를 준다.

최고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주행안정성을 잃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인상적이다. 단단한 승차감과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분이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동력도 브레이크 디스크와 부스터 개량을 통해 확보했다. 반응이 즉각적이고 답력에 따라 꾸준히 속도를 줄인다. 그런데 진동은 준수한 편이나 진득한 타이어때문인지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리는 느낌이다. 운전자지원 시스템은 실력이 꽤 늘었다. 이제 5분동안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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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오랜 시간 쌓아 온 중형 세단의 노하우에 새 디자인과 기술만 집약한 그저 그런 새 쏘나타는 아니다. 디자인, 상품성, 주행성능에 첨단과 젊은 감각이 넘쳐흐른다. 이름만 쏘나타일 뿐 다른 이름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새 차는 제품, 나아가 세단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세단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라는 컨셉트가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판매가격은 2,346만~3,289만 원(2.0ℓ 가솔린 기준)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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