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연구소 발표

한국에 부여한 관세 특혜
中·멕시코 對美 수출 대체한 것
美 무역적자에 영향 거의 없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 무역적자를 늘린 원인 중 하나라고 비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소속 캐서린 러스 교수와 데버러 스웬슨 교수는 미국경제연구소(NBER)에 지난 2월 제출한 워킹페이퍼에서 한·미 FTA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더 커진 것이 아니라 미국의 거래처가 중국이나 멕시코에서 한국 쪽으로 옮겨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미 FTA를 통해 전체적으로 미국 소비자가 더 좋은 상품을 더 싼값에 누리는 이익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한·미 FTA 발효 1~2년 뒤인 2013~2014년 양국 간 교역을 분석한 결과 미국이 한국 상품에 관세 특혜를 부여했지만 이 특혜가 미국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먼저 FTA를 체결한 다른 국가들의 수출을 대체한 무역전환(trade diversion)이 일어났을 뿐이라는 뜻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국이 중국 등에서 끌어온 대미 수출액(무역전환 총액)은 131억달러였다. 그리고 그해 한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는 2011년보다 75억달러 늘어났다. 2014년엔 무역전환 총액이 138억달러였고 흑자는 2011년 대비 118억달러 늘었다. 이 기간 한국의 흑자가 증가하긴 했지만 무역전환 총액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었다.

한·미 FTA 이후 대미 수출량을 한국에 가장 많이 빼앗긴 나라는 중국(50%)이었다. 이어 멕시코(14%), 방글라데시 (6%), 일본(6%), 베트남(5%), 인도(4%) 순이었다. 미국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산 수입품이 한국산 수입품으로 교체된 셈이다.

품목별로는 의류 및 섬유, 전자제품 및 부품, 신발, 가죽 및 장신구, 원자로 및 관련 부품, 자동차 등이 한국산으로 대체됐다. 연구진은 “관세를 낮춤으로써 한국산 수입이 추가로 증가한 것은 한국이 종전 FTA 파트너에 비해 더 효율적으로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더 좋은 제품을 사용하게 된 만큼) 미국 소비자의 후생이 향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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