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태수 대표 재선임 '찬성', 주순식 '반대'…"조 회장 특수관계인"
조양호 회장 겨냥한 '이사 자격 강화'도 '찬성' 권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된 석태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며 한진칼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 안건에 찬성 의견을 내고 주순식 사외이사 추천안에 반대를 권고하며 한진칼 의견에 반하는 판단을 내렸다.

한진그룹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KCGS가 정기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임기 3년의 석 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 찬성투표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한진칼은 이달 29일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석태수 현 대표이사를 사내이사 후보로 재추천하고,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주인기 국제회계사연맹(IFAC) 회장과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각각 추천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아울러 배임·횡령으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를 해임하자는 국민연금의 제안 안건 등도 의결한다.

이 안건의 통과 여부는 현재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양호 회장이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이사 자격 박탈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석 대표는 1984년 대한항공으로 입사해 이사, 상무로 승진해 2008∼2013년 한진 대표이사를 지내고 2013∼2017년 한진해운 사장을 맡는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조양호 회장 측근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올해 1월 한진칼에 발송한 주주제안서에서 임기를 마치는 석 대표 자리에 석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내이사로 추천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KCGI는 이와 함께 지배주주 및 현 경영진과 무관한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며 김칠규 이촌회계법인 회계사를 감사로, 서울대 경영대학 조재호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제안했었다.
의결권 자문사 KCGS, 한진칼 손 일부 들어주고 '견제구'도 날려

하지만, 한진칼이 "KCGI에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며 제기한 소송 항고심에서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주면서 KCGI가 제안한 사외이사 추천안 등은 주총 안건에 오르지 않게 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석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찬성' 투표 권고 사유로 "석 후보가 회사 가치의 훼손이나 주주 권익침해를 특별히 우려할 만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석 대표가 한진해운 파산과 한진해운 지원으로 대한항공 신용등급 하락 등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는 KCGI 주장에 대해 "문제없다"며 한진칼 손을 들어준 것이다.

KCGS는 그 근거로 한진해운 경영 악화 주원인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운 경기 침체 때문이라는 점,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에 인수될 당시 이미 3년 연속 대규모 손실을 기록해 2011∼2013년 누적 순손실이 2조2천억원에 달했으며 2013년 말 부채비율이 1천460%에 이르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석 대표에게 경영실패 책임을 물어 기업가치 훼손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며 당시 대한항공 임원으로 재직하지 않았던 후보가 계열사를 지원하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CGS는 주순식 사외이사 후보자 선임안에는 '반대' 투표를 권고했다.

반대 권고 사유로는 주 후보자가 "중요 이해관계자의 특수관계인"이라는 점을 들었다.

주 후보자는 조양호 회장의 횡령·배임 사건을 변호하는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맡고 있어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KCGS는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이사가 배임·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는 안건에도 '천성' 투표를 권고했다.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조양호 회장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해 재판에 넘겼다.

국민연금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 안건이 통과되고, 조 회장이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다면 이사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