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시면봉'(hbsim8695)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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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에 사는 이 모씨(29)는 최근 아이패드 프로 3세대 구매 후 유튜브를 통해 사용 방법을 접하던 중 애플펜슬에 '케미꽂이'를 꽂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접했다. 애플펜슬을 쓸 때 아이패드 화면에 틱틱거리며 부딪히는 소리가 듣기에 거슬린다는 것이었다.

이 씨는 "처음에는 케미꽂이가 고무라서 낯선 느낌이 들었지만 사용하다 보니 금세 적응될뿐더러 소리도 나지 않고 필기감도 훨씬 좋아졌다"며 "애플 액세서리들이 고가인데 반해 케미꽂이는 가격도 싸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패드의 애플펜슬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낚시용품인 케미꽂이 구매에 나서면서 다이소에서 이 제품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고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케미꽂이는 낚시할 때 찌가 잘 안 보이는 경우 찌 끝에 케미를 꽂아 가시성을 향상시키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다이소에서 이 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12월부터 3~4배로 증가하다가 올해 들어 전년대비 30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패드 프로 3세대 국내 출시일이 지난해 12월 7일인 것을 감안하면 케미꽂이의 판매량 급증은 애플펜슬 유저들의 입소문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다이소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애플펜슬 유저들이 케미꽂이를 애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낚시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따로 입장을 밝히기가 난감하다"고 말했다.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에서 케미꽂이의 품절 행렬이 계속되자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몰로 향했다. 온라인쇼핑몰 티몬에 따르면 케미꽂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낚시용품 카테고리를 개편한 이후 단일 품목으로 케미꽂이 판매량이 가파르게 올랐다"며 "겨울철이 낚시 비수기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네이버 블로그 '시면봉'(hbsim8695)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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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아이패드·맥 사용자 모임 커뮤니티인 '아사모'에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후기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케미꽂이 구매에 성공한 소비자들은 "독서실에서 아이패드로 공부하다가 애플펜슬 소리가 너무 거슬렸는데 케미꽂이를 끼우니 조용하고 좋다", "소리 때문에 케미꽂이 샀는데 필기감이 훨씬 좋아져서 놀랐다", "누가 발견했는지는 몰라도 애플펜슬 쓰려면 케미꽂이는 필수다", "다이소 10군데 넘게 다녔는데 모두 품절이라서 구하지 못하고 있다", "나도 케미꽂이 구하고 있는데 아무리 다이소를 다녀봐도 찾을 수가 없다", "낚시용품을 이렇게 쓰다니…1000원의 행복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소비자들은 케미꽂이를 꽂아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아이패드에 부착하는 종이필름 재질에서는 케미꽂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케미꽂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애플펜슬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한 번씩 다 찾아봤을 것"이라며 "애플펜슬에서 발생하는 작은 불편을 해소하는데 추가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경우 원래 집단 행동이라든가 불만을 쏟아내야 하지만 애플이 가진 매력, 아이패드에 대한 충성도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케미꽂이를 구매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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