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떠오르는 부산 그리고 마세라티
최근 럭셔리 브랜드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 제 2의 도시인 부산이다. 부산은 343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수도권 다음의 대도시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승용차 가운데 12.2%가 부산에서 등록됐다.
부산에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고급차 브랜드는 지난 2013년 10월 진입한 마세라티다. 서울 강남, 한남, 경기 고양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많은 제품이 부산에서 출고됐다. 마세라티의 지난해 실적 1,660대 가운데 150여대가 부산에서 거둔 판매다. 10대 가운데 1대가 부산으로 향한 셈이다.
지난 15일 만난 최승헌 지점장은 17년 영업 경력을 바탕으로 전시장을 총괄하고 있다. 최 지점장이 말하는 부산 소비자는 보수적이다.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주변의 시선을 많이 신경쓴다.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전한다. 마세라티 역시 처음부터 녹록치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일부 소비자들은 계약 후 주변의 눈치 때문에 취소한 적도 있었다는 것. 그는 "국내 대부분의 지역이 그렇듯 부산도 독일차가 강세"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자동차를 좋아하고 자기 주장이 뚜렷한 젊은 소비자와 S클래스, 7시리즈 등 기존 독일차 보유자들이 마세라티를 찾는 경우가 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가 꼽은 마세라티의 장점은 바로 '아무나 탈 수 없는 차'라는 점이다. 가치, 디자인, 감성품질 등이 대세를 이루는 독일 프리미엄 3사보다 차별화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 특히 요즘 마세라티 구매자의 대부분은 '하차감'으로 표현되는 주목도에 신경을 쓴다고 말한다. 최 지점장은 "마세라티는 기술적인 면에서 독일차를 능가하지 않은 부분이 분명 있지만 고성능 프리미엄 감성 만큼은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실제 구매자 대다수가 가격에 걸맞은 브랜드 가치와 감성품질을 고려해 마세라티를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세라티의 해운대 진출이 상징하는 의미로 성장을 꼽았다. 지리적 조건과 운영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발전 기회가 확대됐다는 것. 최 지점장은 "해운대는 외지인을 비롯한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해 보다 많은 소비자가 전시장을 찾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제품과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물론 과제도 적지 않다. 마세라티 자체가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닌 데다 독일 3사와 비교되는 사례가 아직은 적지 않아서다. 그는 "마세라티는 긴 역사만큼이나 브랜드에 대해 알려야 할 부분이 많다"며 "마세라티가 왜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는지, 프레임리스 도어를 왜 채택하고 있는지, 엔진음을 왜 매력적으로 다듬어야 했는지, 차체에 비해 실내 공간이 왜 좁은 지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뿐 아니라 앞으로 나올 신차, 그리고 브랜드 가치의 장점을 통해 대중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의 뜻을 밝혔다.
부산=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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