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개방국가…세계적 수출·투자 둔화 영향은 불가피"
"추경 뒷받침된다면 한국 올해 2.6∼2.7% 성장 달성 가능"
[일문일답] IMF "한국경제 펀더멘털 견조…거시관리 우수"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경제가 전 세계적인 수출·투자 둔화 기조에 영향을 받겠지만 "기본적으로 견조한 기초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 미션단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모든 발언을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점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공식 발표문에 담은 "한국 경제가 중단기적 역풍을 맞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도 먹구름은 당연히 있는 부분"이라며 글로벌 투자·수출 둔화 조짐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개방성이 높은 한국 경제가 탄탄한 체력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외부 불확실성 영향을 피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부정적 외부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0.5%(약 9조원)가 넘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수년간 초과 세수가 있었던 만큼 재정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IMF는 2017년 연례협의 때도 정부에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11월 당시와 상황은 많이 바뀌었지만, 정부가 재정정책 관련 제언을 취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며 대규모 재정 확대 권고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해 편성한 약 3조8천억원의 추경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식 발표문에 담은 '명확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금리 인하를 가정하더라도 심각한 자본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원화가 유연한 환율제도 하에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금리 상황과 독립적"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서는 "한국의 거시건전성 조치들은 굉장히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에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 미션단장과의 일문일답.
[일문일답] IMF "한국경제 펀더멘털 견조…거시관리 우수"
-- 명확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라는 것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뜻인가.

▲ 한국은행에서 자세히 검토하고 논의를 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은 항상 바뀌고 있고 이런 결정은 데이터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

굉장히 기술적인 문제이다.

-- 금리 인하를 가정할 경우 자본 유출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있다.

▲ 금리가 인하돼도 문제가 될 정도의 심각한 자본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원화가 굉장히 유연한 환율제도 하에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금리 상황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가계부채는 저희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이다.

한국의 거시건전성 조치들은 굉장히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한국이 다른 국가에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다.

타이트한 거시건전성 조치들이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방침에 대해 평가한다면.
▲ 환영하고 지지한다.

데이터가 공개되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

-- '중단기적인 역풍'이라는 강한 표현을 썼다.

▲ 한국경제는 굉장히 탄탄한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먹구름은 당연히 있는 부분이다.

일부 요인들은 외부에서 찾을 수 있다.

수출이 둔화하는 측면이 있고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소식들이 많이 있다.

개방된 경제 국가 중 하나로서 한국은 당연히 이런 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이클상 투자 둔화도 조금 보인다.

그 배후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정부 당국이 전반적인 정책 조치로 성장을 더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때라고 본다.

강력히 권고하는 사항 중 하나가 대규모 추경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보나.

▲ IMF는 올해 정부가 내놓은 성장 목표인 2.6∼2.7%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단 대규모 추경이 뒷받침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추경 규모는 저희가 바라건대 국내총생산(GDP)의 0.5%를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다.

규모는 재정 효율성을 고려해서 더 작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그 정도 규모의 추경을 하면 강력하게 성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은에서도 명확히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일문일답] IMF "한국경제 펀더멘털 견조…거시관리 우수"
-- 추경 여력이 있다고 보나.

▲ 지금 한국 정부는 늘어난 지출 규모에 덧붙여서 더 지출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지난 3년간 초과 세입이 있었기 때문에 향후에 지출을 더 늘릴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성장을 촉진하면서도 사회안전망 확충에 사용될 수 있는 곳에 집행이 돼야 한다.

--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평가는.
▲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지한다.

앞으로 조금 더 변화해야 할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지한다.

-- 유연 안전성의 개념에 관해 설명해달라.
▲ 유연 안전성은 한국에 잘 맞는 모델이다.

보호 대상은 일자리가 아니라 노동자다.

어떤 일자리가 역동적이지 않다면 노동자가 더 많은 소득을 창출시킬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숙련도를 향상하거나 교육 기회를 확충하는 것이 방법이 될 것이다.

유연성과 사회안전망 확충,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유연 안정성의 세 가지 축이다.

-- 2017년 11월 때와 상황은 다른데 정책 권고가 비슷하다.

▲ 당시와 상황은 많이 바뀌었지만, 정부가 재정정책 관련 제언을 취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 부분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