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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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싸늘한 체감 경기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많지만, 럭셔리카 시장에서는 '축포'를 터뜨리는 분위기다.

수 억원대 람보르기니의 판매량은 올 1~2월에 14대를 기록해 작년 연간 판매 대수(11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올 1~2월 중 25대가 팔렸는데 전년 동기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판매대수다. 작년 하반기부터 주춤하던 벤틀리의 판매량은 두 달 새 30대를 기록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대당 최소 4억원을 넘는 롤스로이스의 판매량은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17대와 8대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팬텀의 경우 옵션에 따라 10억원 이상을 줘야 탈 수 있다. 두 달간 누적 판매량(25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3% 늘어났다.

영국의 수제 자동차 롤스로이스는 2003년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 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세 자릿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발맞춰 롤스로이스는 지난달 20일 서울 청담동 도산대로에 세계 최초로 고객 맞춤형 주문 서비스를 전담하는 '부티크'를 열었다.

토스텐 뮐러 오토비쉬 롤스로이스모터카 CEO는 당시 "롤스로이스는 지난 2년간 한국에서 선호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됐다"면서 "고객들의 입소문과 다양한 모델 등이 최대 판매의 요인 같다"라고 했다.

롤스로이스의 인기는 지난해부터 치솟았다. 2015년과 2016년엔 연간 판매 대수가 각각 63대와 53대에 불과했었다. 2017년 86대로 늘어나더니 2018년에만 123대가 팔려나갔다. 법인구매를 제외한 개인별 연령은 30대에서 70대까지 골고루 분포(30대 2명·40대 2명·50대 1명·60대 3명·70대 2명)돼 있다.

올해 집계가 가능한 1월에 롤스로이스를 개인구매한 연령대는 40대가 유일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법인구매로 나타났다.
2017~2018년 롤스로이스 판매 추이/ KAIDA 통계 캡처
2017~2018년 롤스로이스 판매 추이/ KAIDA 통계 캡처
람보르기니는 같은 기간 동안 판매량이 전년 대비 180% 증가했다.

람보르기니의 1월과 2월 판매량은 각각 7대씩, 총 14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1~2월 판매대수인 5대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 차량의 지난 한 해 판매량은 11대. 두 달 만에 작년 연간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4년 전 람보르기니의 연간 판매량은 4대에 불과했다.

람보르기니의 경우 대부분 법인구매 형태로 팔렸다. 올 1월에도 개인구매는 없었다. 지난해엔 법인구매가 10대, 개인구매가 1대(30대)였다.

람보르기니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비용처리에서 개인보다 법인차로 구매하는 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년 전 정부가 일명 '무늬만 법인차'를 단속하려고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손질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벤틀리는 매년 세 자릿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2018년 벤틀리의 연간 판매대수는 215대, 2017년과 2016년엔 259대와 170대였다. 2015년에는 385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18년 벤틀리 판매 추이 /KAIDA 통계 화면 캡처
2017~2018년 벤틀리 판매 추이 /KAIDA 통계 화면 캡처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럭셔리카 판매량까지 급증한다면 국내에서의 시장점유율은 '20%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점유율은 2011년 7.98%로 10%를 밑돌다 2012년(10.01%) 2013년(12.10%) 2014년(13.92%) 2015년(15.33%) 2016년(14.36%) 2017년(15.23%) 2018년(16.73%)까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편, 벤츠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6192대) 대비 41.7% 감소한 3611대, BMW의 판매량은 61.8% 줄어든 2340대로 집계됐다. 아우디(1717대), 렉서스(1283대), 도요타(875대), 랜드로버(825대) 등이 차례로 판매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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