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김용균 씨가 석탄 운송 설비에 끼여 숨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근로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서부발전은 3개월 만에 안전사고가 재발하자 즉각 CC(폐쇄회로)TV까지 공개하며 사고자 과실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서부발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2시10분쯤 태안화력발전 2호기에서 한전산업개발 소속의 현장운전원 윤모 씨(48)가 설비 점검을 하던 중 보일러에 석탄을 채우는 이동식 장비인 ‘석탄분배기(트리퍼)’를 피하려다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윤 씨는 충남 서산중앙병원으로 이송돼 오른쪽 쇄골 골절 및 늑골 5개 실금이 확인돼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서부발전이 공개한 CCTV 등에는 윤 씨가 동료와 함께 중앙 점검보행로 대신 석탄분배기와 먼지제거설비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는 케이블 트레이를 밟고 다가오는 석탄분배기 쪽으로 이동하다 협착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동료들의 진술이다. 동료 근무자가 윤 씨의 비명을 듣고 석탄분배기 이동을 요청해 구조했다고 진술했다.

석탄분배기는 석탄을 보일러의 각 사일로에 배분하는 설비다. 이동속도는 분당 15m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석탄분배기와 먼지제거 설비 사이는 케이블 트레이가 설치된 공간으로 폭이 0.5m 정도로 좁은 데다 바닥으로부터 0.2m 정도에 불과해 보행하는 공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윤 씨를 즉각 병원에 후송하지 않고 1시간 40분 지연시킨 데 대해 서부발전 측은 “사고를 당한 윤 씨가 스스로 걸어 대기실로 이동했고 혼자 샤워도 했다”며 “당시 위급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작은 부상이라도 병원에서 확인하도록 후송 조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